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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선·해운 구조조정 ‘지루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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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과 유동성 공급 두고 이견 /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차질 빚어

세계일보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 한진해운은 부족한 유동성 자금 마련을 놓고 채권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채권단의 보증 지원을 받지 못해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과 한진해운은 최근 수차례 만나 용선료 인하 및 선박금융 지급 유예 협상의 진척상황과 부족한 유동성 자금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한진해운이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최소 7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한진해운 측은 4000억원 이상 조달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 등 그룹 계열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인데,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한다면 다른 계열사까지 부실해질 우려가 크다는 게 한진 측 입장이다. 채권단은 조건부 자율협약(공동관리)이 만료되는 오는 9월4일 이전에 한진그룹 측이 납득할 만한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법정관리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칫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계획이 송두리째 폐기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유동성 부족 위기에 처해 채권단에 도움을 청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이달까지 넘겨주고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소난골 측 사정으로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소난골은 선박금융을 통해 융통할 계획이었으나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관련 보증을 포기하면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우조선은 채권단에 보증을 요청하고 나섰으나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보증을 해결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도와주겠다고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드릴십을 인도하지 못하면 유동성 부족에 빠져 오는 9월 초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 상환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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