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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구조조정 악재에도 은행들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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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그룹 상반기 실적 개선

하나금융 당기순이익 7900억원

5.5% 늘어나 2012년 이후 최고

경향신문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지주그룹들이 올해 상반기 기업 구조조정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을 크게 웃도는 7000억~1조4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는 지속됐지만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대출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그룹은 22일 올해 상반기 7900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5%(412억원) 증가한 수치로, 2012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은 특별한 이익의 요인 없이 거둔 성과”라며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시너지 효과가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구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4.5%(903억원) 줄었고,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도 54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7% 감소했다. 반면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2%(500억원) 증가한 2조312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상반기 79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는 양 은행의 통합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양 은행 합산) 대비 7.6%(562억원) 증가한 것이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1조4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2841억원)에 비해 13.3% 늘어난 수치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도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9% 늘었다.

KB금융그룹도 업계의 예상을 큰 폭으로 뛰어넘으며 2012년 이후 4년 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9367억원)보다 20.1% 증가한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국민은행도 상반기에 7432억원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억원가량 이익을 늘렸다. 앞서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5.2%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인 75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충당금 악재 속에서도 시중은행들이 선전한 것은 저금리 지속으로 갈 곳을 잃은 돈이 은행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으로 몰리고,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수신금리가 내려가는 등 조달 비용이 떨어져 순이자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평잔 기준)은 154조1170억원으로 전분기(133조3745억원)에 견줘 20조7425억원이 늘었다. 증가 규모는 17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8월 초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농협금융은 4대 금융지주그룹 중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만 해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앞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상반기에는 충당금 탓에 적자 결산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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