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중국투자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②]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팀장 "中국유기업 구조조정·민영화 오래 걸릴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중국 체류 10년, 중국 분석 10년' 경력

"BAT 전망…텐센트>바이두>알리바바 順"
"중국 유망업종 1등주 중심 장기 투자해야"
"중국 정부, 장기플랜 세우고 일관되게 추진"
"중국 기업부채 위험 경계 수준"

※ [편집자 주] = 초저금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재테크 암흑시대'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그중의 하나다. 지난 30여년간 고속성장을 접고 6~7% 내외의 중고속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이 지닌 중국은 이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2014년 11월 후강통(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대가 열린 데 이어, 연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 주식 간 직접 매매가 가능해지는 선강통 제도 출범도 앞두고 있어 투자의 길도 어느 때보다 활짝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투자는 각자의 제한적 체험과 정보에 의존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이뤄지기 십상이다. 남한의 100배나 되는 거대한 중국, 13억이나 되는 중국인,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소하다.

이에 따라 뉴시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 중국통과 매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담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풀어내는 중국에 대한 귀한 투자 조각의 퍼즐들을 하나하나 벽돌을 쌓듯 쌓아 올려 중국 및 중국 투자에 대한 핵심을 그려내고 잡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마련한 '중국투자의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 릴레이 인터뷰가 중국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 투자 실익을 얻는 좋은 기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류은혁 인턴기자 = '중국 체류 10년, 중국 분석 10년'의 국내 대표 중국통,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중국전략팀장(36)을 지난 5일 여의도 있는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만났다.

김 팀장은 한·중 교류의 과정을 처음부터 중국 현지에서 지켜봤다. 1992년 8월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다음 해 아버지가 베이징으로 발령이 나면서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이때부터 한중 경제를 바라보는 초석을 잡았다고 한다.

베이징대학교 국제경제학과(1998년 9월~2002년 6월)를 선택, 경제쪽을 집중적으로 팠다. 이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중국분석 연구원(2005년 12월~2014년 8월)을 거쳐 2014년 9월부터서는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자산분석실의 중국전략팀(총 4명)을 이끌고 있다.

-하반기 중국 유망 업종과 종목은.
"올 하반기에 음식료, 환경, 신소비 등의 실적이 기대된다. 음식료 같은 경우는 올해부터 전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실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대표 백주기업인 귀주모태 올 3분기까지 계속 실적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소비가 회복되고 선물 품목이 다시 확장되면서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그다음으로는 중국의 대표적인 육가공업체인 솽후이(双汇)도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호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1위 유제품사 이리실업은 작년까지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라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차 전지, 전기차 등 환경 쪽은 재정정책의 효과를 볼 대표 업종이다. 인프라 등 투자 지출이 가장 많은 곳이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비야디, 전기버스업체 우통객차 등이 실적의 변동성이 있지만 정책의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종목이다."

"신소비 중에서 레저, 여행 쪽이 성장이 빠르다. 소비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수혜 종목으로 저가항공업체인 춘추항공을 꼽을 수 있겠다."

-올 하반기 전망이 나쁜 중국 업종 및 종목은.
"금융, 미디어, 헬스케어 등이다. 중국도 저금리 기조로 은행쪽이 좋지 않다. 미디어, 헬스케어는 장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투자 시 신중히 해야 한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또 대형 종목 빼고는 중저가 종목의 주가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비싸다. 화책미디어, 화이브라더스, 완다시네마 등 실적이 잘 나올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의 전망은.
"이들 기업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전망한다. 텐센트는 주가도 반영하고 있지만 'BAT' 중에서 텐센트가 가장 우위에 있다. 특히 지난달에 '클래시오브클랜' 등으로 유명한 핀란드 모바일게임 업체 슈퍼셀을 86억 달러(10조원)를 들여 인수하는 등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바이두는 신규 영역에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이 줄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산업이 너무 고성장했기 때문에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본업인 온라인 쇼핑 외에제약 등 온라인 관련 혁신 사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순위를 매기자면 알리바바가 이들 3사 중 전망이 가장 좋지 않다."

-중국 주식투자 고수익 비결은.
"중국 증시 변동성이 크고,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30% 정도로 낮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투자해서는 돈을 벌기 힘들다. 최소 2~3년의 중장기적 투자 해야 한다. 과거 지수형 상품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졌는데…. 시가총액이 커지고 실적이 잘 나오는 종목을 잘 발굴해서 투자해야 한다. 유망업종에서 1등주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인 투자 전략이다. 중국은 한국의 과거로 우리의 경험을 투영하면 중국 투자에 유리하다."

-중국 부동산 투자 전망은.
"중국 부동산 투자는 가장 좋았던 시절이 지났다. 그나마 좋게 보는 지역은 여전히 동부연안, 1·2선 도시들이다. 중국도 한국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은 계속해서 인기가 유지가 되겠지만 호시기는 끝났다. 부분적 투자 기회만 남아있을 뿐이다."

-한국과 중국의 부동산 투자 기회를 비교한다면.
"중국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지역이 한정적이다. 한국인이 환차손실 위험까지 지면서 중국 부동산에 투자할 유인은 많지 않다."

-위안화 전망은.
"환율은 현재 달러당 6.7위안 정도인데. 향후 2~3년간 6.8~7.5 위안 정도 범위에서 3~5% 추가로 절하될 것으로 본다. 7~8%의 큰 절하폭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약세 방향이다."

-외신들이 중국의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도 그랬고,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기업부채가 150% 넘었을 때부터 경제위기 위험이 커진다. 중국은 이미 위험 경계 수준까지 왔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금융위기, 아시아 외환위기 등 이러한 경험을 했던 선진국들이 중국에 기업부채의 위험에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과다 부채와 과잉 투자는 언젠가는 거품이 꺼지면서 위기를 초래한다. 현지에서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기업 부채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부채 속도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바로 당장 터질 문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한편으론 중국 정부의 여력도 있고 해 향후 기업부채 해결 가능성은 열려 있다."

-중국 국유기업 구조조정·민영화 잘 될까.
"중국 국유기업 부실화가 심각하다. 국유기업의 약 30%가 적자다. 가장 악성 부채가 많고 도산 위험이 큰 국유기업 업종은 석탄·철강·비철금속·시멘트·조선·기계·평판유리·화학섬유·제지 등이다. 제조업 전반의 국유기업 실적이 좋지 않다."

"국유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석탄, 철강, 비철금속, 시멘트 등 총 4개의 대표적 관리 산업은 올해와 내년에 집중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는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이로 인해 노동계와 마찰도 예상한다. 또 중앙정부가 하려고 해도 지방정부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국유기업에 대한 민영화나 구조조정 결과를 너무 기대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다."

-중국 정부가 스타트업에 대해 파격 지원을 하고 있다는데.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민영화를 느리게 진행하고 있지만 혁신 방면에서는 한국 정부보다 더 공격적이다. 유망산업을 장기 계획을 세우고 일관되게 육성한다. 또 홍콩과 선전 증시 간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통 제도를 올해 시행하려는 목적은 신성장 분야의 기업들이 주로 상장된 선강통에 돈판을 벌여 이들 기업의 유동성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중국 정부는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에 유리한 경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을 끌고 갈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중국의 증권사들은 과거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한국은 산업화 단계에서 인구 고령화까지 빠르게 이뤄지는 등 중국 경제의 발전 과정을 선행하고 있다. 또 한국이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가에 대한 스터디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그렇지만 특별히 한국의 내수 산업이나 신사업에서 감명을 받고 있거나 참고하려고 하는 분위기는 아닌 거 같다."

-중국 자본이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중국 자본의 한국 진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동시에 이는 중국의 영향력이 실물 경제에서 금융으로 넘어가는 뚜렷한 신호라고 생각한다. 과거 일본이 그랬듯이 중국은 글로벌 헤게모니를 쥐려고 하기 때문에 자국 내에서만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자본의 우리나라 금융사 인수는 어떻게 보나.
"포트폴리오상 분산 투자와 투자 다양화가 주된 목적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시장을 노린다고는 보지 않는다. 또 한국, 대만, 일본 등 인접 국가에 자회사를 만들어 금융 시스템과 상품을 미리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금융사 업종별로 중국 인수 가능성은.
"중국 은행이 한국의 은행에서 배울 것은 크게 없다. 자산 규모 측면에서 중국 은행과 한국 은행은 비교가 안 된다.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보험 증권쪽은 선진화된 시스템을 배울 수 있고 접근도 쉽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 금융사는 중국 자본에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우선 중국 입장에서 한국 금융사들은 매우 작다. 또 한국의 증권사 보험사는 중국보다 시스템이 조금 더 세련되고 상품이 다양한 정도일 뿐이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힘들다."

-중국 증권사와 한국 증권사를 비교한다면.
"중국의 증권사는 투자은행(IB) 업무 등이 특화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인수·합병(M&A) 건수가 적은데 데 중국은 많다. 중국 증권사가 우리나라 증권사 업무 초기보다 기업공개(IPO), M&A, 등의 업무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련 노하우를 빠르게 쌓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투자 중국 투자 상황은.
"중국 투자 상품이 우수하다. 중국 1등주 상품을 직접 개발했다. 중국 투자 상품을 자체 연구·개발해서 파는 유일한 증권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관련 신탁, 랩, 중국펀드(1등주 상품) 3가지 상품 잔액이 현재 2000억원 이상이다. 특히 중국 1등주 상품은 최근 2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20% 정도 나온다. 중국은 개인 투자자가 80%로 불안정한 시장이기 때문에 유망업종의 1등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채택했다."

-중국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금융권에 중국 전문가가 되는 것은 권장할만할 일이다. 실물경제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면서 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저희 때는 중국어만 하면 취업이 가능했지만 최근 취업시장은 그렇지 않다. 보험이면 보험, 주식이면 주식 등 대학 때부터 특정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야 취업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 향후 중국 종목 분석 등에 대한 수요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int@newsis.com

ehryu@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