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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냄새없는 고추장·휴대용 진단기…세상을 바꾼 공공기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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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여행작가 김지선 씨, 6월 한달간 '이색 제품'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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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김지선 작가가 마늘고추장(제조사: 부경푸드바이오센터)을 들어보이고 있다. (우)김지선 작가가 이인자F&B의 발효음료, 올라이스의 웰빙쌀 베이커리 등 공공기술를 응용한 제조법으로 만든 식품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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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별게 다 있네!”

김지선 씨는 프리랜서 여행작가다. 세계여행가이드북 ‘엔조이(Enjoy)’시리즈에 파리, 런던, 프라하, 터키, 유럽, 스페인·포르투갈, 동유럽 편 등을 집필했다. 누군가에겐 달콤한 휴식이라면 김 씨에겐 매번 반복되는 업무 같은 여행. 그 속에서 언제나 한줄기 오아시스같은 필수품이 있다. 바로 ‘고추장’이다.

해외에서 느끼한 음식을 앞에 두고 매운 맛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 고추장은 그에게 피곤함을 잃게 하는 보약과도 같다. 마늘 고추장을 들어보인 김 씨는 “이런 제품도 과학기술로 만들어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6월 한 달 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개발한 공공기술을 이전받아 상품화에 성공한 민간기업의 제품들을 받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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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큐 멀티/사진=김지선


1년 중 많을 때는 절반 가량을 집을 비우며, 낯선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김 작가에겐 해외여행 중 아플 때가 가장 난감한 상황이다. 김 작가는 “병원을 찾기 힘든 오지에선 그냥 ‘깡’으로 버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우선 손쉽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기기(제조사: 미코바이오메드, 제품명: 베리큐 멀티)가 전달됐다.

이 제품은 시간이나 장소 제한 없이 손가락 채혈(모세혈)을 통해 3분 이내에 주요 대사성 증후군 인자를 측정할 수 있다. 스스로 몸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해 주는 올인원(All-in-one) 제품이다.

김 작가는 “처음에 써볼 땐 손가락 끝이 따끔해 무서웠지만, 다양한 진단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여행 중 내 몸 상태를 ‘셀프 체크’할 수 있어 일정관리에 유익했다”며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을 함께 진단할 수 있는 ‘여행자용’ 제품 등도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가장 만족스러워 한 제품은 부경푸드바이오센터가 만든 ‘마늘 고추장’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마늘 특유의 향이 없어 어디서든 눈치 안보고 꺼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마늘의 유용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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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스마트 도어캠/사진=뉴런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날 때 김 작가는 ‘텅 빈 우리집에 도둑이라도 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이는 새로운 영상디지털도어락(제품명: 아이온 스마트 도어캠)을 통해 해결했다.

이 제품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고, 공공기술사업화 전문회사인 에트리홀딩스로부터 출자를 받은 뉴련이 만들었다. 아이온 스마트 도어캠은 모바일 통신, 센서, M2M(사물통신) 등이 결합돼 출입구에 접근하거나 출입하는 사람을 감지해 촬영하고 실시간으로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김 작가는 “문이 열리면 ‘문이 열렸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오고, 언제 어디서든 내 집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고 말했다.

여행 뒤엔 항상 빨래거리가 한가득이다. 하루종일 세탁기를 돌려야 할 정도로 세탁물이 쏟아진다. 김 작가는 “빨래를 널고 나면 허리가 휠 것 같다”며 여행 후 짐 정리가 가장 곤욕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충을 덜기 위한 아이템으로 ‘캥거루 건조대’(제조사: 수빈홈아트)가 주어졌다. 빨래 바구니를 건조대 중앙에 올려놓을 수 있어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는 데다 살대 간격도 조정이 가능해 빨래가 빨리 마른다. 기존 Y자형이나 접이식에 비해 2배 가까운 53장의 수건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고, 건조대는 80kg의 무게도 견딜 정도로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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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빨래 바구니를 바닥에 두지 않고 건조대 중간에 놓을 수 있도록 해 빨래 너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점과 건조대 살대를 탈부착 형태로 제작해 망가져도 살대만 교체하면 돼 매우 경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공공기술로 만든 제품이라고 해서 매우 거창한 줄 알았는 데, 대부분이 소소한 아이디어와 함께 작은 플러스 알파를 주는 제품들이었다”며 “이런 제품을 마트 등 소비자들과 가장 접점에 있는 유통 채널에서 보기 힘들다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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