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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기업 늘자 유상증자 급증…상반기에만 1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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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유상증자 공시 9조9802억…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4%↑

은행 대출 깐깐, 회사채는 AAA급만 선호…대안으로 유상증자 결정

뉴스1

현대상선이 자금 마련을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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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상장사들의 유상증자가 활발해지면서 올 상반기 유상증자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간 유상증자 규모에 근접한 수치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회사들이 대출과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유상증자를 택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이 공시한 유상증자 금액은 9조9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유상증자 금액(3조4603억원)을 뛰어넘어, 지난해 전체 유상증자 금액(10조33억원)에 거의 다다랐다.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업종이 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 현대상선이 2조4892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2651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동부제철(2000억원)과 한진칼(908억원)도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들은 은행차입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비교적 손쉬운 자금조달 방안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는 이사회 결의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적다.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다, 상환에 대한 의무나 이자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구조조정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3분기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25로 매우 낮았다. 2008년 4분기(-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 조건을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구조조정 중인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다. 회사채 시장은 신용등급 'AAA' 위주로 수요가 몰린다. 웅진과 동양사태 등으로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커져서다. 이에 따라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잔액은 2012년 말 59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4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용등급이 낮고, 구조조정 상황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출자전환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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