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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대법관 후보]박형남 서울고법 부장판사…대선개입 의혹 국정원 직원 공소제기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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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법관. 미국에서는 'Justice'라고 부릅니다. '정의'라는 뜻이죠. 대법관의 판결은 곧 '마지막 결정'을 뜻합니다. 대법관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사회의 현재와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대법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9월이면 한 명의 'Justice'가 물러가고, 또 한 명의 판사가 'Justice'가 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34명의 후보가 추천됐습니다. 추천을 받은 법조인 중 현직 판사는 26명.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하죠. 이들은 그동안 판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 왔을까요. 판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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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형남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988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시작해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사법연수원 교수, 부산고법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2014년 전주지법 법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판부에 복귀했다. 지난해 민일영 전 대법관 후임으로 대법관 후보로 추천을 받은 바 있다.

검찰 '대선개입'의혹 국정원 직원 기소유예 처분…공소제기 명령

박 부장판사는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 2013년 공소제기 명령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던 이 전 3차장과 민 전 심리전단장이 재판을 받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이종명 전 3차장, 민 전 심리전단장 등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검사가 고소나 고발 사건을 불기소처분하는 경우 그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관할 고등법원에 검찰의 결정이 타당한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법원이 기소 여부를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인용해 "유죄의 개연성이 있고 공소제기 필요성이 있다"며 검찰에 이들을 기소하라고 명령했다.

'심리적 부검' 실시…자살 공무원 업무상 재해 인정

그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한 공무원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법원 최초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 1심을 뒤집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심리적 부검은 죽음에 이른 사인이 아닌 심리적 요인을 규명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 검사관이 숨진 사람의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 등 주변인들을 만나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각종 개인 기록 등을 살펴 심층분석을 통해 자살 원인을 규명한다.

당시 사망자는 자살 전 초과근무에 시달렸고 주변에 "일이 많아서 죽을 만큼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고 우울 증세도 있었다. 자살 당시 바지 주머니에서 "내가 죽는 이유는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한직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우대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1심은 자살 당시 경찰조사와 감정서 등을 토대로 업무와 자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2심 판결문에서 "서류에 의존한 감정서로는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기존 감정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살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심리적 부검을 도입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동성폭행 피해자 조사 지침 제안 "반복 조사·진술 자제해야"

2009년 아동 성폭행 사건 판결을 내리면서 '13세 미만 아동 및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조사 지침'을 제시했다. 당시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판결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당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객관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수사기관이 피해아동을 조사할 때 진술 내용과 조사 내용을 영상물로 녹화할 것 △아동의 피해 진술 횟수를 최소화 할 것 △피해아동과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을 조사에 동석하도록 할 것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절차를 통해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법정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피해 당시의 상황을 진술해야 하는 폐해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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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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