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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조선업 구조조정 불똥 中企 대출까지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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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괜찮지만'…은행권 대형조선사 협력업체와 자산매각 등 논의 늘어 ]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조선 '빅3'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으로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IBK기업은행과 대형 조선업체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동남권 대출이 많은 높은 BNK금융 계열 은행들은 협력업체 부실에 따른 위험이 아직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나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조4000억원의 추가 자구안을 내놓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는 100여 곳이며 기자재 구매 거래업체는 1000여 곳으로 파악된다. 다른 대형 조선사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 역시 유사한 규모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대형 조선사 대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도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은 대우조선·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5개 조선사의 중소형 협력업체(원청업체에 대한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곳) 848곳에 1조9750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대형 조선사 협력업체가 몰린 동남권 대출이 많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조선업종 신용공여액은 약 2조원이며 거래하는 중소형 조선사와 해운사는 1600여곳에 달한다.

은행들은 대형 조선사 협력업체에서 아직 눈에 띄는 부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해운업 차주가 분산돼 있고 조선업 중에서도 선박수리업 등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발주 감소에 대비한 신용위험 점검을 강화해 협력업체에서 급작스럽게 부실화가 진전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기업은행의 기업대출에서 건설·조선·해운업 대출 중 요주의 이하 여신은 4.7%다. 이는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3.1%)을 좀 더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조선업 여신 중 63.3%, 해운업 여신 중 38.8%가 담보대출이거나 이미 충당금이 충분히 적립돼 있어 대출이 부실해지더라도 은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해운·조선업 여신잔액 대부분이 다수의 차주에 의해 분산돼 있어 대기업처럼 충당금이 한꺼번에 급증할 가능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선·해운업종 협력업체의 여신을 매출 비중에 따라 조 기경보 시스템이나 신용 감리 시스템을 통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최근에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도가 강해진 것일 뿐 이미 지난해부터 조선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기 때문에 갑자기 부실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황 전망이 불확실해 안심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중소기업 여신 담당자는 "선박 발주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선업 협력업체에 대한 여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형 조선업체의 구조조정 방향에 따라 협력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건전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대형 조선사 협력업체 중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해당 기업들과 자산과 사업장 매각, 경비 절감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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