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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임종룡 "구조조정 성패,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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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과정은 고통을 분담하고 손실을 나눠서 잘 살아남고자 하는 과정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이 기꺼이 자신의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지의 문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조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기업을 죽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살리고자 하는 데 방점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 위원장이 밝힌 기업구조조정은 경쟁력을 잃게 된 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것이 우선, 자구노력을 하고 업종 전환을 모색한 뒤에도 살 수 없다 판단되면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릴 수 없는 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고통을 분담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위원장은 "30여년 간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해 오면서 느낀 것은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하고자 했던 기업은 살아남더라는 것"이라며 "각자의 이익을 챙기려 했던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자, 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자가 기업을 살리자는 한 마음으로 합의해야 한다"며 "정부와 채권단은 (이런 기업들을) 어떻게든 살린다는 원칙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내 제조업과 기업을 '엄정히 평가'하고 구조조정은 기업의 '자구 노력'에 의해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기업과 채권단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뒤에서 힘을 보태는 3자의 구조조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은 시장을 지나치게 위축시키고 금융 흐름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최대한 신속, 정밀하고 섬세한 과정을 진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의 부실 책임론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정책금융은 필요하다"며 힘을 줄 것을 요청했다. 전날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들어 관련자 문책 등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산은처럼 나름의 노하우와 인력을 가지고 구조조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어떻게든 그들을 격려하고 잘 활용해 우리 기업과 산업, 나아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소홀해고 잘못한 점도 있지만 그들이 해야 할 역할이 막중하다"며 "따뜻한 시선으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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