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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가고 싶은 섬> 이세돌의 고향·섬 속 거대 평야…신안 비금·도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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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섬'…천일염 시원지, 바다서 봐야 진짜 비경

섬인지 육지인지 헷갈리는 도초도…광대한 평야

연합뉴스

자리가 좋아 예약은 하늘에 별따기 '도드람펜션'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시목해변 인근에는 도초면사무소가 직영하는 도드람펜션이 있다. 최고 절경 시목해변을 끼고 있어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2016.6.15.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전남 신안 비금도는 우리나라 천일염 생산의 시원지로 지금은 바둑 천재 이세돌 고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목포여객선터미널이나 압해도 송공항에서 쾌속선이나 차도선을 이용하면 빠르면 50분, 늦어도 1시간 50분 안에 도착한다.

도초도와 연결되는 '서남문대교' 인근의 수대포구항과 차도선이 이용하는 가산항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가산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청동으로 만든 독수리 조각상이다.

독수리상은 비금도(飛禽島)를 상징한다. 섬이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수대포구항에 바로 인접한 야트막한 야산 정상에는 조그만 샘이 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만든 샘터라 하여 '고운정'으로 불린다. 산 정상 부근에 있지만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주변에 수원이 될 만한 계곡이나 물길이 없는데도 물이 마르지 않으니 신기하다 못해 불가사의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곳에 오르면 비금-도초 두 섬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비금도 속살로 들어갈 때 끝없이 펼쳐지는 염전들은 아주 독특하고 강렬한 풍광으로 다가온다.

회색 대지, 무수한 격자 형태의 염판 행렬들, 햇빛에 반짝이는 소금물, 백색의 소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외계의 평원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든다.

도고리 마을에 들어서면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선수의 생가와 이세돌바둑기념관이 있다.

비금도를 찾는 방문객이 꼭 거치는 필수 코스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 한쪽에 세워진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생가'라는 표지판이 반긴다.

본채와 창고 등 2채의 건물은 깔끔하면서 소박하다.

넓은 정원에 각종 정원수와 텃밭에 심은 마늘, 고추, 상추 등 작물이 싱싱함을 뽐내 무더위를 식혀주는 청량제가 된다.

내월리 우실(마을 울타리)은 비금도 주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유적이자 볼거리다.

마을로 몰아치는 바닷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치곤 했던 주민들은 해풍을 막고자 재에 돌담을 쌓았다.

높이 3m, 폭 1.5m, 길이 40m 규모인 2개의 돌담을 마주 보게 쌓아 머리 부분 10여m만 엇갈리게 배치했다.

2중 형태가 된 돌담은 해풍으로부터 돌담의 붕괴를 막고 재를 통행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다.

내월 우실 유적 아랫마을 내촌에는 30여 가구의 모든 울타리가 돌담이다. 완도 청산도의 명품마을인 상서 돌담마을을 연상케한다.

조형미도 일품인 총연장 3천m의 돌담은 2006년 대한민국등록문화재(283호)로 지정됐다.

비금도는 산세가 험하고 해안 기암절벽도 많아 주민들은 "비금도의 진짜 비경은 섬 안이 아니라 섬 밖에 있다"고 말한다.

섬 토박이 평림리 황상권 이장과 배를 타고 비금도 해안을 일주했다.

비금도를 한 바퀴 도는 1시간 30분 동안 해안 곳곳에 이어지는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첫 장관은 폭 30m의 모래사장이 4㎞ 이상 이어진 비금 명사십리다.

모래가 단단해 차를 타고 달려도 바퀴 자국이 거의 패이지 않는다고 한다.

진기한 사연들로 가득한 평림리 앞에 섬 우세도도 눈에 띈다.

40여 년 전 만해도 7가구가 거주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무인도다.

10여 년 전에는 대구가 고향이라는 70대 노인이 이사 와 홀로 살았다.

당시 황 이장의 제보로 이 노인의 삶이 TV에 방영되면서 헤어진 가족까지 만나게 됐다고 한다.

우세도는 바닷물이 빠지면 하나로 연결된 섬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물이 차면 5개의 '토막섬'이 된다.

비금도를 뒤로하고 차로 2분 정도의 서남문대교를 건너면 도초도로 갈 수 있다.

도초 관문 화도 선착장이 나오고 '인재의 고장 도초도'라는 글씨가 새겨진 큰 표지석도 볼 수 있다.

화도는 애초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700여m 떨어진 도초도·체도와 연결되면서 도초의 관문이 됐다.

화도 선착장에는 1960년대 읍면 소재지 상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가 있어 향수를 자극한다.

폭 5m, 길이 300m 구간 양쪽에는 여관, 떡집, 이발소, 전파사, 시계방, 옷 수선집 등 50년 이상 된 가게들이 여전히 손님을 맞는다.

이곳 상인들은 최근 도초를 찾은 탤런트 최불암 씨가 '보존하고 기록해야 할 풍경'이라며 카메라에 몽땅 담아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섬 주민이 외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도초 1호 보물는 '수국공원'이다.

지북리 수국공원은 수국 10만 그루가 심어진 국내 최대 규모다.

수국은 과거 이승을 떠나는 이의 상여를 장식했지만 지금은 결혼식 부케를 꾸미는 데 쓰이며 상징성이 완전히 반전된 꽃이기도 하다.

수국정원 관리인 도초면사무소 직원 김인웅(48)씨는 "6월 중순 이후 100일간의 절정기에 꽃구경을 오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지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지남리 일대 해안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리나무 군락이 터널을 이룬 오솔길을 100여m 걷자 세워놓은 바구니 형상의 거대한 바위가 나온다.

해안 절벽에 있는 폭 5m, 깊이 3m, 높이 8m 크기로 움푹 패 외부에서는 바위 안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름은 아편 바위로 섬뜩하지만 담겨 있는 뜻에는 주민의 애환이 서려있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은 슬픔,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민가와 떨어진 외딴 이곳에 몰래 숨어들어 아편을 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산길로 1시간여 이동하면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독특한 형상의 바위와 계곡을 구경할 수 있다.

도초면사무소 직원 고송학씨는 "도초 속내까지 알고 들어와야 이 비경을 볼 수 있다"며 "처녀 총각 밀회장소로도 전해진다"고 소개했다.

도초 중심부에 들어서면 거대한 평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이 섬인지, 육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고란 마을 앞 고란평야다. 수십 년 전 둑을 쌓아 섬 사이 바다가 육지로 변하면서 너비 1.5㎞ 길이 6㎞에 이르는 문전옥답이 생겼다.

이렇다 보니 섬 주민의 주 생업이 어업보다는 농업이다.

고란리 입구에는 높이 2.9m 높이의 큰 돌장승이 세워져 있다. 주민들은 마을 수호신으로 여긴다.

옛날 괴질로 많은 마을 사람이 죽어 나가자 고승의 처방에 따라 이 장승을 세웠고 이후 흉사가 그쳤다고 전해진다.

화도 선착장에서 차로 10여분 가면 시목해변이 자리 잡고 있다.

2.2㎞에 이르는 해변 모래사장 뒤편으로 아름드리 송림과 백사장이 맑고 푸른 바닷물과 선명한 대조를 이뤄 절경을 연출한다.

송림 속 숲길을 걷노라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탐방의 피로도 씻은 듯 사라진다.

▲ 교통편·요금

비금·도초를 가려면 목포여객선터미널이나 압해도 송공항을 이용하면 된다.

첫배는 쾌속선 오전 7시 50분, 차도선은 오전 7시, 막배는 쾌속선 오후 4시, 차도선 오후 3시.

뱃삯은 쾌속선이 편도 성인 기준 평일 1만9천300원, 주말 공휴일 2만200원.

차도선은 목포항-가산항 9천원, 송공항-가산항 7천900원, 차량 운반비는 중형 기준 모두 3만3천원이다.

▲ 맛집

간제미 회무침과 병어회가 제철의 별미다. 황석어 찌개도 일품이다.

비금은 가산횟집(☎061-275-6336, 회·탕), 한우나라(☎061-275-5758, 백반), 백년가든(☎061-275-0188, 오리탕·백숙), 정든집(☎061-275-1835, 삼겹살·갈비), 신선식당(☎061-275-5377, 중화요리)

도초는 보광식당(☎061-275-2163, 회·탕), 수정식당(☎061-275-1541, 육회비빔밥), 새식당(☎061-275-7131, 갈비탕), 청하식당(☎061-275-2691, 중화요리)

▲ 숙박

비금은 동백한옥펜션(☎061-275-7891), 바닷가펜션(☎061-261-0001), 명우당(☎061-275-5513), 향주민박(☎061-275-3375), 빨간집 모텔(☎061-275-4900).

도초는 도드림펜션(☎061-275-2700, 군 직영), 코리아 모텔(☎061-275-2300), 도초민박(☎061-275-2235), 형제민박(☎061-275-4989), 금성민박(☎061-275-1837).

▲ 대표 연락처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남현종(☎061-240-8356)

3pedcro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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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초 최고의 절경 시목해변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도초 최고 절경의 하나로 꼽히는 시목해변. 아름다운 백사장, 백사장을 따라 아름드리 소나무 수천그루로 이뤄진 송림 행렬, 푸른 바닷물이 조화를 이루면서 환상의 풍광을 연출한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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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수호신 고란 석장승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고란평야로 유명한 고란리 마을 입구에 서있는 돌장승. 옛날 마을을 폐촌으로 만들다시피한 괴질을 막아줘 주민들은 마을 수호신으로 여긴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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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도초 섬 한가운데 펼쳐진 고란평야.이 고란평야를 보면 섬인지 육지인데 헷갈리기도 한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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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도초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는 선남선녀 밀회장소. 남과 여를 상징하는 바위와 계곡이 산자락에 수줍은 듯 숨겨져 있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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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애환 서린 아편바위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주민들이 아편을 하려고 몰래 숨어들었다는 말이 전해지는 아편바위. 그러나 이 아편바위에 얽힌 사연을 듣고나면 주민들이 왜 그래야 했는지 그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는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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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시골 면소재지 상가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도초 화도선착장 주변에는 우리나라 60년대 시골면 소재지의 상가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거리가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잡는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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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무인도 '우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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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 백사장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첫 인상은 "끝까지 갈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디길다.또 모래가 단단해 차가 지나가도 바퀴가 빠지지 않아 종종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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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돌담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비금도 내촌 마을의 아름다운 돌담은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대한민국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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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지혜의 산물 우실
(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비금도 주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우실.농사를 망치게 한 해풍을 막고, 재를 통행하던 주민들을 풍우로부터 보호하던 역할도 했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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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도초도(사진 위)와 비금도(사진 아래)를 잇는 서남문대교 전경.비금도 '고운정'에서 바라본 전경이다.20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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