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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석탄공사 단계적 구조조정…강원 탄광지역·노조 반발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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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폐광과 다름없다…반발"·태백 "시간 번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노조 "긍정적으로 판단"…14일 오후 1시 대의원대회서 수용 여부 결정

연합뉴스

(원주·태백·삼척=연합뉴스) 류일형 배연호 기자 = 정부가 석탄공사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자 강원 폐광지역과 노조의 강경 투쟁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정부 방안은 단계적 구조조정이다.

연차별 석탄생산량 감축과 정원 단계적 감원이다.

석탄산업 폐업 논의 중단을 요구해온 삼척시 범시민비상대책위는 일단 반발했다.

단계적 구조조정은 곧 폐광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권정복 삼척범시민비대위원장은 "단계적 구조조정은 폐광의 공식화"라며 "지역 경제 근간인 석탄공사 도계광업소 폐광 공식화는 외부 자본 투자를 막는 등 지역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도계 주민은 생존권 확보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삼척범시민비대위는 14일 오후 5시 긴급회의를 열어 앞으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척범시민비대위는 7일 석탄공사 폐업저지 주민 1차 궐기대회를 한 데 이어 도계종합복지관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유태호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장은 "단계적 구조조정은 그동안 계속해온 감산·감원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시간을 번 만큼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폐광 이후 지역생존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석탄공사 폐업 관련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 대정부 투쟁 기조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태백현대위는 13일 석탄공사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투쟁 출정식을 했다.

전 조합원과 가족 막장 단식 등 초강경 투쟁까지 예고했던 석탄공사 노동조합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노조 관계자는 "에너지 환경 변화는 모두가 인정하는 시대 상황이고, 다만 노조가 원했던 것은 근로자가 폐광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었다"라며 "단계적 구조조정이라는 정부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14일 오후 1시 노조 긴급 대의원대회에서 정부가 내놓은 단계적 구조조정 방안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는 11일 긴급 임시대의원대회에서 15일 오후 3시부터 전 노조원·가족 1천120명이 태백 장성광업소 막장에 들어가 단식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번이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침체한 폐광지역 경제를 회생할 마지막 기회라는 지적도 나왔다.

원기준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은 14일 "그동안 폐광지역 경제 회생 명분이 국가 산업화에 이바지한 탄광이었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기초자치단체가 직접 사업을 해 실패한 과거를 반면교사로 이번에는 광역자치단체 또는 정부 주도로 재개발사업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민관협력기구, 영국 탄전지역 재생위원회 등과 같은 한시적 기구를 만들어 정부 주도로 폐광지역 재개발에 성공한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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