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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기업 구조조정 종합대책] "사즉생 각오로 자구안 충실히 이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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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반응.. 비핵심자산 매각, 설비·인력 대규모 감축
핵심인력 유출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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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

"사즉생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업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정부의 조선·해운 구조조정계획이 발표된 7일 조선업계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정부 계획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있지만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조선업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가능한 대책은 총동원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뭐든지 팔고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 압박에 못 이긴 가혹한 계획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조선 빅3, 최악 가정한 비상계획

8일 발표된 조선업계 자구안은 수주절벽 현실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가정한 비상계획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수주는 올해가 바닥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같은 호황은 결코 없다고 판단한 빅3는 비현실적 상황까지 고려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자구안에 따른면 조선 빅3는 올해 수주목표치를 일제히 대폭 낮췄다. 현대중공업은 연초 167억달러 수주목표를 131억달러로 수정했고, 삼성중공업은 125억달러에서 53억달러로 60% 이상 낮췄다. 더욱이 삼성중공업은 내년에도 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예상 목표치도 60달러가 안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목표로 108억달러를 기대했지만, 현재는 62억달러로 수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5억달러 수주를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도 짜고 있다. 내년 45억달러, 2018년 55억달러로 최악의 수주가뭄이 계속될 경우 기존 5조3000억원 자구외 추가 2조원 이상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설비매각, 추가 인력감축 등이 그 방법이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제출한 3조5000억원 규모 자구안 외에 3조원 자금 확보계획을 수립했다. 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 상장으로도 이 정도 금액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대중공업 내부에선 불편해하는 기색도 보인다.

■전문가들 "명확한 목표로 옥석 가려야"

조선 빅3 자구안은 장기간 업계 전체에 고통분담을 요구한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함께 설비·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규직 인력은 3년 내 6000~8000명,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전체 조선업 인력 20만명 중 5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벌써부터 핵심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은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자국 발주를 제외하면 수주경쟁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인력을 30% 줄이겠다는 건 노조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첫 대상일 가능성이 높다. 핵심 엔지니어와 설계인력이 미래경쟁력 핵심인데 가장 먼저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 "정상화 박차"

해운업계는 정부가 업계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자구안 이행, 원만한 협상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사채권 조정을 끝냈고 용선료협상은 마무리 조율 중인 가운데 마지막 관문인 얼라이언스(해운동맹) 가입만 남겨두고 있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얼라이언스 회원사 동의서 확보 시점을 이달까지로 못 박은 만큼 현대상선은 이 일정에 맞춰 가입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보다 자율협약이 늦었던 만큼 정상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한진해운은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은 새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완료했지만 사채권 조정, 용선료협상 두 가지 고비를 넘겨야 한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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