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종합대책] 장관급 新컨트롤타워 만든다

구조조정 전담기구 마련.. 관계장관회의 2년 운영
공식 컨트롤타워로 부상.. 서별관회의는 유지 시사
한은 총재 부재 등 미비

산업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장관급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긴다. 구조조정 컨트롤타워가 실종됐다는 그동안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다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림자 정부'로 불리는 '서별관회의'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고, 한국은행 총재 등 주력인물이 컨트롤타워에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은 구멍으로 지적된다.

유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통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산업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구조조정 관련 차관급협의체가 유 부총리 주재 장관급회의로 격상되는 것으로, 공식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게 된다.

유 부총리는 이날 "산업 구조개혁은 개별 기업 차원의 구조조정을 넘어 산업 차원의 구조개편, 미래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이 회의체에서 단기적인 구조조정 현안 해결과 함께 중장기적인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선.해운업계에 초점이 맞춰졌던 구조조정의 시야를 산업 전체로 확대함과 동시에 그동안의 '밀실 협의'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큰 그림은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가 주축이 되는 '서별관회의'를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일정 공표는 물론 논의 기록조차 남기지 않는 폐쇄성 탓에 '그림자 정부' 등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는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도 배석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은 장관급협의체의 구성원이지만 실제로 배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유 부총리는 이날 컨트롤타워가 서별관회의를 대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회의의 형식을 취할지는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의견을 교환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는 2년간 한시적으로 공식 회의체로 진행된다. 논의과정 역시 투명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경제부총리가 회의를 주재하고 △기업 구조조정 △산업 구조조정 △경쟁력강화 지원 등 3개 분과를 비공개 운영한다. 각 분과장은 상임위원인 해당 장관이 맡는다. 경제수석도 고정 멤버에 포함된다.

하지만 한국은행 총재 등 일부 구조조정 관련 인물이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 회의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한은의 의견차가 가장 컸음을 감안하면 한은을 뺀 컨트롤타워는 추후에도 문제의 불씨를 안고 있다는 것.

기재부 관계자는 "컨트롤타워는 기본적으로 정부 내 협의체"라면서 "필요시에는 관련 전문가가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컨트롤타워는 굵직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6월 말 조선업 구조조정 대응 고용지원방안을 시작으로 8월에는 조선업 관련 지역경제 지원 종합대책, 3.4분기 중 기활법 활용 사업재편 지원방안 및 조선.해운.철강.유화 등 산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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