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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윤증현 “구조조정 전략도 전술도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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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쓴소리“큰그림 없고 지휘부도 잘못 설정… 부총리가 할 일을 금융위장이 해… 한은도 보다 적극적 역할 해야”

세계일보

윤증현(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과 한국은행의 대응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정부 정책을 겨냥해서는 ‘큰 그림이 없고 컨트롤타워도 잘못 설정됐다’고 질타했고, 한은에는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전 장관은 3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조찬 포럼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주제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목적도 중요하지만 전략과 전술도 중요한데 현 상황은 목적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전략 전술도 틀렸다”며 “산업 재편의 정책 측면에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공급과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주무부처가 밑그림을 짜고 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이런 역할을 엉뚱하게도 불쌍한 금융위원장이 맡고 있는데 금융위원장이 산업 재편을 어떻게 하느냐, 순서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은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은이 물가 안정이나 금융시장 안정에 치중해온 전통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데 머물 것인지,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외연을 확장시켜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 나은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지금 세계적인 추세로 중앙은행의 역할도 많이 변하고 있는 만큼 고용이나 성장에 이르기까지 중앙은행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는 외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중앙은행이 지켜야 할 원칙이 파괴되서는 안되며 정부도 중앙은행의 역할과 자존심을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약 1개월 전 한은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오전 9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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