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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고등어, 해운구조조정 입닫은 해수부..."싸우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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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산업이 그렇게 위태로운데도, 고등어가 그렇게 얻어맞는데도 해양수산부는 없었다. 주요 현안에 대한 해수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해수부가 입을 열 경우 금융위원회, 환경부 등 타부처와의 갈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 제목소리를 냈던 정치인출신의 전임 장관때와는 사뭇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고등어 10㎏의 지난 1일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4만7600원으로 전날(4만8400원)보다 1.7% 떨어졌다. 환경부가 지난 23일 “고등어를 구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대기 미세먼지의 ‘매우 나쁨’ 기준의 27배 수준”이라고 발표한 뒤 고등어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5만1000원)과 비교해보면 열흘 만에 3400원(6.7%)이나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가격하락폭이 더 컸다. 5월23일 도매가 5만8000원에서 지난 1일은 4만5000원으로 1만3000원(22.4%) 떨어졌다.

수산업계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3일에는 부산공동어시장, 전국선망선원노조, 대형선망수협 등이 환경부를 항의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대형선망수협은 지난달 31일 환경부를 1차 항의 방문했다. 어민들은 “밀폐된 실험실에서 도출한 수치로 현실과 동떨어진다”며 “환경부는 언론탓을 하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캠페인도 계획돼 있지 않다. 한 관계자는 “환경부와 부처간 갈등으로 보이는 것 같아 대외적인 의견을 표시하기 힘들다”며 “그렇다고 염려말고 요리하라고 하면 미세먼지는 어떡할꺼냐고 주부들이 반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고등어가 미세먼지 측면은 몰라도 불포화 지방산과 영양성분이 우수하니까 많이 드시는게 좋다”며 “구울 때 문제가 되지만 조림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향신문

고등어 (중품) 10kg 도매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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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하게 돌아가는 해운산업 구조조정에서도 한달넘게 해수부는 보이지 않는다. 김영석 장관이 4월18일 세종정부청사 기자실에서 “(유 부총리의 발언은)특별한 의미가 없는 원론적 얘기”라며 “당장 현대상선에 대해 뭘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다. 앞서 유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이 가장 걱정”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김 장관의 기자간담회는 부처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이후 해수부 차원에서는 일절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선을 줄까봐 별도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 내부회의에서는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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