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조선업 고용효과 막대…지나친 구조조정땐 中에 추월 당할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하청등 50만명 먹여살리는 산업

조선기술도 여전히 中보다 월등


최근 중국의 저가수주,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수주절벽을 견디지 못해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일반 상선분야를 과감히 축소하고 특수선 분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STX조선해양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기술 격차는 크지 않은데 저가수주를 무기로 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선업은 사양산업이니 과감히 접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헤럴드경제

하지만 우리의 조선업 경쟁력은 아직 중국에 비해 높아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당장 어렵다고 조선업 전반을 구조조정 해버리면 앞으로의 먹거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격차’라는 측면에서 겉보기엔 중국에 따라잡힌 듯 하지만, 아직 우리의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는 지적이다.

한 조선분야 전문가는 “예를 들어 신건조 선박의 경우 중국제품이 한국제품보다 20%정도 싸지만 중고선박의 경우엔 한국 제품이 중국제품의 2배정도로 거래된다”며 “이는 중국의 용접기술 등의 수준이 낮아 시간이 갈수록 배가 더 빨리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격차는 아직 높아 충분히 비교우위에 있다”고도 했다. 이외에도 에코쉽, 특수선박 등에선 한국 조선산업이 중국에 비해 한참 앞서 있다는 평가다.

이번 구조조정이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더 줄이고, 결국 중국에게 조선업 맹주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량 해고가 발생한 후 중국이 우리의 기술자들을 흡수해 가면 기술 격차를 보다 쉽게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70∼80년대에도 일본의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독(dock) 절반을 닫고 설계인력을 줄였다가 2000년대 호황기에 한국에 주도권을 내준 적이 있었다.

잘 조성된 클러스터(연관산업 단지)도 무시할 수 없는 한국 조선의 저력이다. 바로 근처에 수준높은 부품들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발주자의 갑작스러운 변경 요청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건비만 생각해 중국 다롄(大連)에 조선소를 세웠던 STX의 경우도 부품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한국에서 부품을 실어가는 등 예상외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생각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또 2014년 기준 14만5638명(통계청 광업제조업조사)이나 고용한 조선업의 고용효과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직접고용외 간접고용이나 하청, 그리고 딸린 식구들까지 감안하면 50만명 이상이 조선업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업의 특성상 오랜 기간 업계 경험을 쌓은 인력이 다른 직종으로 일자리를 옮겨 전문 경력을 살리기에는 괴리가 크다.

또 업계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유사 업계로의 이직 또한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실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단지 경제논리만 따져 조선업을 구조조정을 해선 안된다는 논리다.

한 관계자는 “당장 돈 되는 것만 생각해 중소ㆍ일반상선 부문을 모두 버리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다보면 자칫 소탐대실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