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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중앙은행 구조조정 개입 안 돼”…韓銀에 힘 실어준 연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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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드 연은 총재 국제컨퍼런스 기자회견서 밝혀…이주열 총재 “6월 금통위서 미국 금리인상 등 모든 가능성 고려할 것”]

머니투데이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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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런 구조조정 문제가 대두됐다면 연준(Fed)은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국내 조선·해운업 등 산업 구조조정 문제가 화두인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블라드 총재는 “중앙은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거시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문제는 의회에서 세금을 내는 국민의 의견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앙은행에 대해 조언하고 싶지 않다“는 단서가 붙은 말이었으나, 최근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발권력 동원’ 압력을 받고 있는 한은으로서는 든든한 지원사격이 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구조조정 개입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TF)는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지원방식에는 대체로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정부 내부에선 여전히 한국은행의 직접적인 현금출자를 통한 역할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률상 출자가 가능한 수출입은행의 경우 과거 외환위기의 경험을 살펴 한국은행이 일정규모의 직접 출자가 필요하다는 논리인데, 이날 블라드 총재의 발언으로 이전보다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라드 총재는 또 “미국이 향후 금리를 올려도 신흥국들이 과거와 같은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이 발생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이 과거와 달리 미국 금리인상에 잘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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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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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긴축발작)’은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주가하락, 외국인 자본유출이 일어난 현상을 의미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건전성이 열악한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기간 환율약세와 자본유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블라드 총재는 미국 연준이 6~7월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2분기 경제지표 반등 여부를 확인한 뒤 판단할 것”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연준 통화정책은 당분간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를 하고 있다”며 “특정 회의에 어떤 결정을 할지 공지하는 대신 예상금리 점도표(dot plot)을 통해 일종의 선제적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드 총재는 향후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연준 통화정책은 독립적으로 운용되며 특정한 정치적 견해에 좌우받지 않는다”며 “연준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최선의 정책을 강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독립된 중앙은행이 국가와 세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중앙은행이 정치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 더 나은 장기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컨퍼런스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달 9일 예정된 6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국내 기준금리 조정여부와 관련해 “미국 금리인상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춘 뒤 11개월 연속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6월 금통위가 내달 14~15일 열리는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열리기 때문에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파급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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