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美연은 총재 "미국이라면 구조조정에 중앙은행 개입 안 해"

"중앙은행은 거시정책, 구조 문제는 의회서 하는 게 바람직"

"미국이 점진적으로 금리 올리면 신흥국 긴축 발작은 없을 것"

제임스 블러드(James Bullard)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6.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제임스 블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국내 기업 구조조정 관련해) 미국이라면 중앙은행은 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역설했다.

기업 구조조정에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중앙은행은 장기적으로 거시정책을 수행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의회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에 대해선 "한국 등 신흥국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준비해 왔다"며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러드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년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 Q&A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위원으로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다.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Fed) 의장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으로 오는 6~7월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은 아직 약하나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고 아직 여유가 충분하다고 보며 6월 FOMC에서 좀 더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발표된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잠정치 0.5%에서 0.8%로 상향 조정됐다.

최근 불거진 미국 6~7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금리로 뭔가를 확실히 하겠다는 직접적인 시그널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면서 "모든 정보를 고려해서 결정하겠으며 연준 통화정책은 당분간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미국 인상 과정에서 신흥국 등 세계 경제에 과거와 같은 긴축발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러드 총재는 "시장 입장에서 미국 금리 인상은 너무 놀라울 일도 아니고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모두 준비를 잘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이후 연준의 정책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냐는 질문에는 "연준은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대통령이 바뀌어도 정책 기조가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책은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24일 블러드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7월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연준이 고용시장만 보고 판단을 내린다면 금리를 올릴 적절한 시기"라며 "6월 통화정책 결정에 미리 판단을 내릴 근거는 아직 없지만 금리 인상 때마다 기자회견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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