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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패 보여주고 협상…해운 구조조정 끌려다닌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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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해운ㆍ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청사진을 발표한지 한달여가 지난 가운데 해운업 구조조정이 용선료 협상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용선료 인하 목표, 시한등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패를 다 보여주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못 박았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마감시한(20일)을 거의 일주일이나 넘겼지만 용선료 협상이 과연 언제 끝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용선료 협상의 성공 여부는 커냥 그 결과를 언제 알 수 있을지 조차 깜깜하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

한 관계자는 “용선사들이 현대상선의 회생에 있어 용선료 협상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압박을 느끼기 보단 본인들의 우월한 지위를 먼저 확인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우리가 용선료 협상에서 오히려 끌려다니는 입장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특정 선사들과의 협상 여부가 공개되면서 다른 선사들에서 ‘저쪽이 용선료 인하를 안해준다면 우리도 못 하겠다’고 나서는 등 협상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협상인데 노출을 너무 많이 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선사들의 경우 현대상선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 조건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다른 해운사들이 “우리도 같은 조건으로 재협상해달라”고 요구해올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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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26일 ‘제3차 산업ㆍ기업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마친 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이 5월 중순까지며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로 보내겠다”고 공개했으며 지난 4일에는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결코 낙관할 정도가 아니다”며 “특히 현대상선에 배를 많이 빌려준 곳의 협상이 쉽지 않다”고 설명하는 등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의 성공 보다는 구조조정에 총력을 다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하다 보니 정보를 너무 많이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처음부터 ‘우리 경제가 안 좋으니 용선료를 깍아달라’는 식의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협상과정에서도 관련된 정보 중에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할 것과 기밀 유지를 위해 비공개로 해야 할 것이 있는데 처음 단계에서는 너무 불투명하게 유지하고 나중에는 너무 공개하는 등 정도를 벗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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