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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韓銀 금리 더 내릴까…미국금리·구조조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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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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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대내외 경기상황을 고려해 역대 최저수준인 기준금리를 더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내린 뒤 11개월째 동결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런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춘 뒤 성장세 회복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KDI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큰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지만, 이번에 ‘인하론’으로 돌아섰다.

그동안 시장 안팎에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왔다. 정부 예산의 조기집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3%로 가라앉은 데다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따른 성장률 하방압력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럼에도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안정’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확실치 않고 가계부채 증가와 외국인 자본유출 등 역효과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최근 바뀌었다. 3월 중순을 기점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세로 바뀌었고 가계부채도 예년보다는 많이 늘고 있으나 지난해에 비해선 상승폭이 다소 꺾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를 고려해 한동안 닫아뒀던 금리인하 가능성을 조금씩 열어놓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4개월만에 만장일치 금리동결로 결론이 난 5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1.50%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지원에 충분하지만 이 표현이 금리동결 신호로 읽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며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조정해왔던 그가 이전과 다른 어법을 쓴 것이다.

이 총재는 특히 “과거 금리를 2%에서 1.75%로, 1.75%에서 1.50%로 내리기에 앞서서도 당시 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며 실물경제 지원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며 “완화적이냐 더 완화적이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필요할 경우 정부 부양책과 함께 금리인하 등으로 정책공조(policy mix)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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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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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KDI까지 인하론을 들고 나온 것.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경제연구부장은 "6개월 동안 경기상황은 안 좋아졌고,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은 6개월 전보다 작아졌다"며 "금리를 충분히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 (성장률) 하방압력을 완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추경과 더불어 경기부양책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다만 한은이 오는 6월 9일 예전된 금통위에서 당장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5일 열리기 때문에 이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조정을 하기 어려워서다.

만약 한은이 국내 경기상황만을 고려해 6월에 금리를 낮췄다가 미국이 6월 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역선택’에 따른 내외금리차 축소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한은 고위 인사들은 6월 FOMC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을 밝히고 있다. 이 총재도 앞서 미국 6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통화정책 결정에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향방도 금리결정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대량실업과 이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커질 경우에 대비하는 차원의 금리인하 요구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금리조정을 선택한다면 6월보다는 7월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한은이 7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낮추고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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