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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빅3 조선사 구조조정 3단계로 진행..`산업재편` 다룰 컨설팅은 시작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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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까지 각사 자구안 확정..자구안 평가할 컨설팅은 내달말 완료

업계 공동 컨설팅은 한 달째 표류..조만간 컨설팅 업체 선정 예정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3단계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

각 사가 주채권은행에 제출할 비(非)핵심자산 매각 및 인력 감축 등을 담은 자구안이 첫번째 단계다. 두 번째는 회계법인 등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각 사의 자구안에 대한 타당성 검증 및 추가 자구안 확보가 마련된다. 이는 7월초에는 완료될 전망이다.

마지막 단계는 구조조정의 가장 핵심 부분으로 조선업황이 장기간 불황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만큼 빅3조선사를 중심으로 한 산업재편을 다룰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업계 공동 컨설팅을 통해 이 부분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업무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 달째 표류하고 있다.

◇ 빅3 자구안, 회계법인 검증 거쳐 이르면 이달말 확정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12일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등 3000여명 인력 감축 및 도크(선박 건조시설) 순차적 중단,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약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했다. 이후 최다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달말까지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을 점검할 회계법인을 선정해 7월초까지 현실 가능성 여부 등을 검증한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7일 밤 늦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냈다. 거제 삼성호텔과 사원아파트, 두산엔진 유가증권 매각 및 도크 폐쇄 등 1조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다만 자구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산은과의 조율이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은 조만간 자구안을 확정하고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자구안 타당성 검증에 나선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추가 자구안 요청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4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키로 한 대우조선해양은 아직까지 ‘정상기업’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는 달리 좀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삼정KPMG가 진행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바탕으로 추가 자구안이 확정될 전망이다.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아직까지 대우조선의 추가 자구안을 확정짓지 못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자구안에 대한 초안은 여러 번 오고갔으나 현실가능성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특수산 사업부문(방산)을 물적분할한 후 자회사로 전환해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방산 사업이 국가 기밀 사업이라 현실가능성이 낮단 판단이다. 또 블록(선체 일부) 공장인 중국 산둥조선소(DSSC) 등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수주잔량이 많기 때문에 당장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아니란 판단이다.

대우조선은 7개월전 서울 본사를 비롯한 부동산, 투자주식 매각 등을 통해 1조85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또 다시 추가 자구안을 내는 것이다. 부동산 매각 목표치가 당시 7498억원이었으나 4월말 현재 3587억원밖에는 팔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코람코자산신탁과 서울 본사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구조조정은 `산업재편`이 핵심..아직 컨설팅 업체 선정도 못 해

빅3 조선사의 자구안 및 이에 대한 회계법인의 평가는 내달 말 또는 7월초에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조선업 구조조정은 가장 중요한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산업재편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가 관련 내용을 발표한 이후 한 달째 컨설팅 업체 조차 선정하지 못했다.

금융위는 지난 4월말 업계 공동 컨설팅을 통해 조선업 전반의 미래 포트폴리오, 선종별 수급 전망, 업체별 최적 설비 규모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컨설팅을 주관할 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의견 조율 없이 관련 내용이 발표되는 바람에 협회 차원에서 컨설팅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데에만 2주여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협회 관계자는 “컨설팅을 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하겠다고 결정한지 2주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컨설팅 업체 선정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공동 컨설팅 결과에 따라 빅3조선사간 스몰딜 또는 빅딜 등 산업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요가 없는 선박에 대한 생산 중단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경우 사업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 공동 컨설팅은 개별 회사에 대한 자구안 검증 컨설팅보다는 좀 더 강도가 셀 것”이라며 “컨설팅은 대략 2~3개월 걸리지 않겠냐. 가을쯤에는 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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