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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조선 빅3, 6조대 '몸집 줄이기' … 구조조정 2R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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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매각·인력 감축 등 초긴축… 노사갈등·실업문제 난관 예상

세계일보

생존 위기에 처한 대형 조선 3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안에는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인건비 삭감 등이 담겨 있으며 규모가 총 6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구조조정 사상 최대 액수”라며 “이제 자구안을 실행에 옮기는 구조조정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과 실업 문제도 격화할 전망이다. 해운사들도 생사를 가를 운명의 시간을 맞았다. 이번주가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세계일보

◆조선3사 6조원대 자구안 마련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조선 3사는 최근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은 2조여원, 삼성중공업은 1조5000억원가량의 자구안을 최근 주채권은행에 제출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어 더 늘 가능성이 있다.

추가 자구안을 정식 제출하기에 앞서 구두로 전한 것으로 알려진 대우조선은 지난해 마련한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안에 7000여억원을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2조5000여억원으로 3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초안은 이미 보냈으며 추가적으로 자산 감축을 할 부분이 더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제출 날짜를 미뤘다”고 말했다.

조선 3사는 자구안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은 서울 사옥(중구 다동 소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다음주에 선정할 계획이다. 이미 서너개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매각 가격은 1800여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측은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여 서울 사옥을 둘러보고 갔으며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실제 매각이 완료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추가 인력감축에 본격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1000명 이상 신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사무직 인원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여기에는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긴축 경영을 선언하고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1300여명을 줄였기 때문에 사무직 인원은 핵심 필수 인력만 남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와 함께 다음주부터 2주 동안 생산직 희망퇴직을 시작한다. 생산직 희망퇴직은 현대중공업 사상 처음이며, 기장(과장급) 이상 3000여명이 대상이다. 이중 500여명이 짐을 쌀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는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매각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조선 3사가 보유하고 있는 독은 총 25개이며 이 중 9개(삼성중공업 5개, 대우조선 4개)가 바다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설비인 플로팅 독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수주난으로 일감이 줄어든 데 따른 조치로 이들 플로팅 독 중 일부를 팔아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자구안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용선료 협상… 운명의 일주일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 개별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8일 컨테이너선 용선주 4개사와 단체 협상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이튿날 전체 선주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화상회의)을 취소한 뒤 선주들을 일대일로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협상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물리적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오는 3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는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다. 현대상선 의존도가 28.9%인 그리스계 선주 나비오스는 용선료 인하 얘기가 나오면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낮췄다. 용선료를 깎아주면 재무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는 협상에 부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용선료 협상이 실패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용선료를 아예 받지 못하게 된다. 또 해운업 불황으로 배를 빌려 줄 다른 선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선주들의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협상에 긍정적 요인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오현태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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