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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경제 키 잡은 강석훈, 구조조정 '큰 그림'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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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경제통' 강석훈, 靑 경제수석 임명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강석훈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은 철저한 구조개혁론자다. 몇몇 부실기업을 죽이는 과거 방식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산업계 전체의 업그레이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게 우리 경제를 보는 강 수석의 지론이다.

이 때문에 경제계 최대 화두인 구조조정 작업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우리 산업을 다시 디자인하는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하나의 수단으로 쓰는 관점의 청사진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근에는 국책은행 자본을 어떻게 확충할 지에만 이목이 쏠려, 정작 ‘큰 그림’은 실종됐다는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 수석의 한 측근은 15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조선 해운 등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 문제가 시급하다”면서 “정책의 우선순위부터 급한 불을 끄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다만 “구조조정은 특정기업을 살리고 죽이고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이 심각한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마법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공급과잉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더 나아가 전·후방 연관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까지 고려하는 폭넓은 시각에서 이번 구조조정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수석은 최근 우리 경제의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이 흔들렸던 1997년 외환위기 혹은 2008년 금융위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 가능했지만, 이번 위기는 실물경제 첨병인 기업의 근본 경쟁력이 약화된 게 원인이라는 것이다. 더는 성장이 어려운 한계기업이 급증하는 게 그 방증이다.

강 수석이 새누리당 의원 시절 “강력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이유다. “전세계는 구조개혁 전쟁중”이라고도 했다. 경제 전반의 거시적인 판을 바꾸려면 미시적인 구조조정은 필수다. 당장 이번 기업 구조조정에서 ‘강석훈 역할론’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부터 묘수가 나올지 이목이 모아진다.

강 수석의 색깔이 가미된 구조개혁 그랜드플랜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를테면 그는 평소 중국의 몇몇 IT업체들을 거론하면서 “더이상 중국의 IT 기술력이 우리나라에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반도체 스마트폰처럼 우리 경제를 먹여살릴 ‘빅샷’이 더 나와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정책당국 산업계 금융권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커뮤니케이션상 걸림돌도 없어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친박계 경제통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를 주재하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시절 호흡을 맞췄다. 둘은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청와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안종범 신임 정책조정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과는 19대 국회에 있을 때부터 ‘경제통’으로 입법을 최전선에서 성안했던 인연이 있다. 김철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는 대학 동기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 수석은 평소 우리 경제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으로 ‘디플레이션’을 꼽아왔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디플레이션이 본격화하면 “길거리에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시중통화량(3월 M2 평잔기준 2297조원)은 계속 증가하는데 정작 소비와 투자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에서 마음을 놓고 있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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