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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구조조정 그림자 드리운 울산·경남…4월 실업률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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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7년4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인구 줄어드는 30·40대 취업자 감소…남성 취업자 감소폭 더 커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조선업체가 몰린 울산, 경남 지역의 4월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기 전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이미 직장을 잃고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서비스업에도 불똥이 튀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나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사업을 영위하느라 빚을 많이 졌지만 경기가 어려워진 탓에 빚을 갚을 형편이 안돼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는 40대 취업자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 조선업체 많은 울산·경남, 실업률 쑥

조선업체가 몰린 울산, 경남 지역의 4월 실업률은 나란히 상승했다.

현대중공업[009540] 조선소가 있는 울산의 실업률은 3.5%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4월 전체 실업률(3.9%)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실업률 상승 속도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연간 울산의 실업률을 보면 2011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2%대였다. 작년에 그나마 높아진 수치가 2.9%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울산의 실업률은 1월 3.6%, 2월 4.5%, 3월 3.6%로 3∼4%대 수준으로 올라갔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월에는 1.0%포인트 뛰었고 2월에는 1.3%포인트까지 높아졌다가 3월에는 0.7%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조선소가 있는 경남 지역의 4월 실업률은 3.2%로 울산보다 소폭 낮았다. 그러나 1년 전보다는 0.7%포인트나 뛰었다.

경남의 연간 실업률은 2010년 이래로 3%를 넘긴 적 없었다. 2012년에는 1.9%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의 올해 월별 실업률은 1월에 3.1%, 2월 3.4%, 3월 3.9%로 3%대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2∼0.7%포인트 상승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구조조정이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일감이 떨어진 탓에 협력업체·하청업체에서 이미 인원을 많이 줄였고 비정규직도 정리된 상태"라며 "조선업의 전·후방산업 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 숙박업 등도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이 지역의 실업률이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 자영업자 10개월 연속 감소세

4월 자영업자는 555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5월 0.1% 찔끔 증가한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근로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4월 21.8%에서 21.2%로 소폭 줄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0% 감소했다. 이 감소 폭은 2007년 8월(-6.7%)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한 3월과 같은 수준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2만명으로 0.2%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이 감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노후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공급이 넘쳐나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수요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상대적으로 빚을 많이 지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져서 빚을 갚을 만큼 매출액이 나오지 않다 보니 타격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퇴직금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자영업을 꾸린 50대 베이비부머들이 시장 과포화 상황 때문에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며 "단순히 증감 규모로는 10만명 대이지만 진입과 퇴출 규모는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 40대 취업자 감소폭, 작년 3월 이후 최대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663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2천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감소 폭은 작년 3월(-6만7천명) 이후 가장 컸다.

30대도 562만명으로 2만2천명 감소했다.

연령별로 볼 때 취업자가 감소한 연령대는 30대와 40대뿐이다.

통계청은 30∼40대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인구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30대 인구는 757만7천명으로 8만3천명, 40대는 839만2천명으로 4만8천명 감소했다.

특히 30, 40대 모두 남성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40대 남성 취업자는 389만9천명으로 작년 4월보다 4만3천명 감소했다. 이는 인구 감소폭(2만2천명)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40대 여성 취업자는 9천명 감소해 인구 감소폭(2만6천명)보단 작았다.

40대 고용률은 79.0%로 전년 동기보다 0.2%포인트 쪼그라들었다.

40대 남성 고용률은 92.6%에서 92.0%로 0.6%포인트 줄었으나 여성은 65.6%에서 65.8%로 오히려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0대 남성 고용률은 92%로 높은 수준이지만 여성은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 일자리로 취직하는 경우가 많아 취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30대에서도 남성 취업자가 4만7천명 줄어 인구 감소폭(2만3천명)을 넘어섰고 고용률이 90.5%에서 89.8%로 0.6%포인트 떨어졌다.

30대 여성은 인구가 6만명 감소하는 속에서도 취업자를 2만5천명 늘려 고용률이 1.6%포인트(56.2%→57.8%)나 높아졌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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