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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돈 안되면 버리고 돈 되는것만 살린다…금융당국 “조선 구조조정 모델은 한진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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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를 포함한 조선업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의 밑그림이 올 상반기 중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부분회생ㆍ부분청산의 ‘한진중공업형 모델’이 표준이 될 것이라는 고위당국자의 말이 나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11일 “최근 이뤄진 한진중공업의 자율협약 사례가 앞으로 이뤄질 조선업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돈이 되는 특수선박 건조 등 부문만 남기고, 향후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상선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경제

컨테이너선 건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의 풍경.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일반상선 부문을 정리하고 핵심인력등은 수빅조선소로 이전키로 했다 [사진=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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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우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을 두고 방산부문 등 돈이 되는 부문을 떼어 매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안과도 일맥상통해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수주절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이뤄질 조선업 구조조정은 한진중공업의 사례와 비슷하게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자율협약을 체결한 한진중공업은 일반상선의 경우 중국의 낮은 인건비를 이용한 저가수주 공세속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 과감히 정리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은 일반상선의 경우 기존에 수주받은 물량만 소화하고 있을 뿐 신규수주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물량 소화가 끝나면 경쟁력이 없는 일반상선부분은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

단 필리핀에 있는 수빅조선소의 경우 중국과 비교해도 인건비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일반상선 부문도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도조선소의 일반상선 부문 핵심인력의 경우 단계적으로 수빅조선소로 이전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지난해 매출 1조2160억 원, 순이익 5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수빅조선소에서 냈다.

대신 영도조선소는 경쟁력이 있는 쇄빙선 등 특수선박, 방위산업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0년까지 영도조선소를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전환하게 된다.

채권단은 영도조선소가 내년이면 수주 잔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선 부문보다 2020년까지 수주 잔량이 남아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선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수익성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은 또 지난 4월까지 60명을 희망퇴직 시키는 등 인적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 1월 자율협약 신청 직후 4월 중순까지 13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고 지난 3일 12000억원의 추가 지원안도 가결했다 .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9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채권은행 협의회는 이날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한진중공업 금융권 채무는 1조6000억원(지난해 11월 기준) 수준이며, 이 중 1조4000억원가량이 산업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제1금융권 채무다.

한진중공업의 현재 남은 회사채 발행 잔액은 제로(0)다.

대우조선해양 등 앞으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다른 조선업체에도 한진중공업 방식의 ‘부문 회생ㆍ부문 퇴출’의 원칙이 적용될 경우 방산, 특수선등 각자 특화돼 있는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중국의 저가 수주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반상선 부문은 과감히 퇴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우조선의 경우 LNG 선박등 특수선박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헤비테일 방식(선박건조 후반기, 혹은 선박 인도시 선박대금을 집중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스탠다드 방식(선박 건조 내내 균등하게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조선소의 유동성 확보 및 금융이자 부담이 적은 방산부문 역시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1만8000TEU급 이하 컨테이너선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건조 선박수가 가장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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