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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서울국제금융포럼 강연자 릴레이 인터뷰(4)]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기업 구조조정 위해 추경편성·금리인하 정책패키지 나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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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기부양 위해서라도.. 정부, 15조 규모 추경할 것
국책은행·주택금융공사.. 출자 통한 자본확충 유력
중국, 투자→소비 중심이동..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커


파이낸셜뉴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사진=박범준 기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정책 패키지' 형태로 나올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5월보다는 7월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무라증권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개월째 동결 중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정부가 금리인하와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추경 편성을 하나의 패키지로 집행해야 조선.해운 업종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파이낸셜뉴스가 개최한 '제1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만난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 구조조정에서 개별기업의 자구노력이나 손실부담원칙 등이 5월 금통위 전에 다 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7월로 제시했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도 추경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것도 권 수석이코노미스트가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이유기도 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추경 편성에 유보적 입장이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올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경 편성은 정부가 아무리 서둘러도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6월에야 가능하다.

그는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했는데도 1·4분기 경제는 전기보다 0.4%포인트 증가에 그쳤다"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은 더 둔화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나마 상반기 경기를 이끈 재정의 힘이 없으면 하반기에 급격히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의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줄어들었다. 지난 3월 중국의 수출은 9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적정한 추경 규모는 15조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15조원은 명목경제거래규모 1500조의 1%"라면서 "추경이 필요한 기본적인 이유는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인데 출자나 부실채권의 정리나 어떤 식으로든 재원이 필요하게 되고, 해운.조선업종과 관련된 업종과 기업체의 잠재적 실업자에게 지급할 실업급여와 추가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 방안으로는 국책은행 등의 자본확충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국책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자본확충"이라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한도 근처까지 왔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도 부실자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져있으니까 그 출자를 하는 것이고, 출자를 하는 데 한국은행이 역할을 하는 것이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구조조정으로 제조업 중심인 한국 경제가 '변곡점'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중국경제 전문가인 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에 한국 경제가 선제대응할 필요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변모하는 만큼 한국 경제의 체질도 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 비슷했던 한국, 일본,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내투자율은 외환위기 이후 일본과 대만이 내리막길을 걸은 반면 한국은 2008년 이전까지 오히려 올라갔다"면서 "이는 투자 중심의 성장을 했던 중국의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은 우리의 GDP 대비 투자율도 구조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된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오래된 경제(old economy)'에서 체질개선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일례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등의 쇼핑사업도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위기일 수 있는 구조조정을 기회로 만들어 중국에 '구조조정 성공 노하우'를 수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기업 구조조정이 당면한 과제로 한국의 구조조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에서만 보면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겠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보다 한국이 기업 구조조정을 잘해왔다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된 기업들이 상당히 많이 회복했고 아시아 쪽에서 그 정도 구조조정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사례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실자산은 쌓여 있고, 그들 입장에서는 이를 잘 관리하고 싶고 노하우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우리 금융산업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우리 금융의 새로운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가 조선, 해운 등 구조조정되는 업종에서 나오는 실업자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조선, 해운업종에 근무했던 사람들은 사회안전망의 측면이건 사회, 보건, 사회복지와 관련된 서비스 업종이건 흡수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양 트랙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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