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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기업구조조정 앞두고 회사채 발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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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은 어렵고 금리는 낮아 유인 커져

본격 구조조정 때 회사채시장 양극화에 대비

뉴스1

출처 :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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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조선과 해운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대상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를 우려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서두르는 것이다.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고 금리마저 낮은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으로 기업의 수요가 몰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회사채 발행액은 7조8179억원(공·사모 합산)을 기록했다. 3월 3조1402억원에서 한 달 만에 발행액이 148% 증가한 것이다. 2월과 1월의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3조9496억원, 4조1897억원에 불과했다.

금투협 집계 기준 월간기준 회사채 발행액이 7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며 회사채 발행이 증가했다. 이번에는 해운과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조선과 해운업계의 자금조달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견 해운사인 폴라리스쉬핑(BBB+)은 지난 3일 300억원어치 공모채(1년물)를 발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사전입찰) 결과 발행분의 3분의 1인 100억원을 사겠다는 곳이 없었다.

회사채의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채권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등급이 비교적 낮은 회사채는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권은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있어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원화)은 전월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기업들을 회사채 시장으로 내몬다. 금통위가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더 낮추거나, 적어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인하되기 전에 채권을 보유하려는 수요와 대출이 어려워진 기업의 공급이 만나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채권운용 매니저는 "은행 대출도 쉽지 않은 데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신용평가가 전반적으로 깐깐해질 확률이 있다"며 "우량등급과 투기등급 채권의 양극화가 나타나기 전에 발행을 서두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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