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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조선‧해운, 구조조정 서러운데 돈 구하기도 어려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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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만기 다가오는데… 만기 연장 힘들고, 은행 대출도 끊겨

뉴스1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대우조선해양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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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해운과 조선업종이 경기민감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관련 회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고,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조달도 쉽지 않다. 구조조정에 자금난까지 '설상가상'인 셈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견 해운사인 폴라리스쉬핑(BBB+)은 지난 3일 300억원어치 공모채(1년물)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사전입찰)을 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발행하려는 회사채의 3분의 1인 100억원을 사겠다는 곳이 없었다.

폴라리스쉬핑은 해운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2012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73억원과 1170억원이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은 없어서 못 사는 데다 금리도 연 5%로 높아 수요예측에 실패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해운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운, 조선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사들은 은행 대출도 쉽지 않다. 은행이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자금을 회수하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5대 취약업종에 대한 부실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규대출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5대 취약 업종은 조선과 해운·철강·화학·건설이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은행권에선 지난 몇 년간 조선·해운 등 위험 업종에 대한 여신을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조선과 해운사는 자금난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채 만기는 다가오고, 들어가는 돈은 꾸준한데 대출과 직접조달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까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이 상환해야 할 회사채만 모두 4조9000억원 수준이다.

모 조선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정부지원 없이는 운영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빅3 조선사들은 최근까지 대규모 손실과 운전자금 부담으로 내부 잉여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웠다"며 "올해도 해양플랜트 시추설비와 관련한 미청구공사 회수 지연, 수주부진으로 인한 선수금 유입 감소 등으로 추가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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