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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7년 대출사기 대응못한 산은…구조조정 부른 모럴해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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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5년간 9차례 제재…4차례서 여신관리 소홀 지적

수은 제재 2/3 여신관리 부실 문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기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국책은행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0조원 넘는 여신을 쏟아부은 조선ㆍ해운사의 부실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산은이 7년 간 이어진 대출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등 소홀한 여신 관리로 수차례 당국의 제재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능력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9일 금융감독원의 제재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산은은 최근 5년 간(2012∼2016년) 총 9차례에 걸쳐 제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여신 심사ㆍ관리 소홀로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이 4차례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에는 산은이 2007∼2014년 총 1611억원을 빌려준 제조업체 A사가 허위 수출채권을 이용한 대출사기를 하고 있었음에도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주의 및 자율처리 등의 제재가 내려졌다.

A사가 제출한 자료가 부족한데도 대출을 승인하고 사후관리도 허술했다는 이유다. 이 업체는 2014년 말 여신잔액 1177억원 중 605억원의 부실을 냈다.

2014년 11월에는 B조선사에 대한 여신 취급심사와 사후관리를 소홀하게 한 책임으로 관련 직원들이 문책 및 조치의뢰 처분을 받았다.

산은이 지난 2009년 B사에 시행한 운영자금 연간 사전한도를 3000억원 증액하면서 세부절차를 고객전담역에게 위임하고 대출금 회수조건 이행 여부를 점검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B사로부터 1800억원 상당의 선박 인도대금채권을 양도받기로 하고도 채권회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약 727억원의 손실까지 입었다.

당시 금감원은 “B사에 대한 선박건조선수금이 유용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특별조사 결과 산은이 세월호 운영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사업성 및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여신을 취급한 사실이 드러나 문책 및 조치의뢰 등의 제재를 받았다.

수은도 부실여신 관리에 허점을 노출한 것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내려진 3차례의 금감원 제재 중 2차례에서 여신 관리가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올 2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스 여신관리 및 여신 심사인력 전문성 부족 등으로 수은에 13건의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본점의 경우 여신 심사인력 중 70%가 심사경력이 3년 이하였고, 해양 부문 심사역 경력은 평균 1년 수준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수은이 분기마다 실시한 유동성리스크 스트레스테스트에 대해서도 중소 조선사에 대한 대출(보증) 잔액 변동분을 고려하지 않고 시행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또 수은은 지난해 12월 가전업체 모뉴엘의 대출사기와 관련해 13건의 기관 개선 등 제재를 부과받았는데, 분식 가능성이 있는 거래처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여신 심사절차를 개선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특히 별도의 독립적인 심사부서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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