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후판값 인상 나선 철강업계,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복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자재 가격 오르며 t당 4만원 인상 불가피
조선사 "후판 비중 커.. 업황 감안해 인하를"


모처럼 철강재 가격 인상에 반색하고 있는 철강업계가 조선용 후판 가격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이 껑충뒤면서 열연, 냉연, 후판 전 품목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불황에 회사생존까지 걱정하는 조선업체가 가격인상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 2.4분기 철강재 가격 협상 시즌에 돌입한 현재, 두 업계간 힘겨루기가 격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제강사들은 2.4분기 제품값 관련, 개별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철근 등의 경우 최근 전격 가격 합의를 끌어냈다. 국내 전기로 제강사와 건설사는 2.4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t당 58만5000원에 합의했으며 이로써 기준가는 1.4분기 대비 t당 6만원 인상됐다. 지난해 건설 수주가 호황을 보이면서 철근은 품귀현상까지 보였지만 저가 중국산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인하되거나 동결상태였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자체가 올랐고, 중국 내수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철근값도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열연.냉연 등 월별 계약 물량에 대해선 이미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이제 본격 분기별 가격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 포스코는 1월 열연가격을 t당 2∼3만원 올린뒤 매달 가격을 인상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2월이후 가격을 올렸다. 국내산 열연은 연초 t당 49만원이었지만, 지난달 t당 100만원까지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월별 계약물량은 전체 계약중 일부분이다. 포스코의 경우 월별 계약 물량은 전체 10% 수준으로 나머지는 대부분 분기, 반기 계약 형식이다. 철강재 가격 인상 호재가 2.4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의견은 이와 관련이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는 후판 가격으로 모아진다. 후판역시 스팟가격은 올들어 올랐지만 철강사-조선사간 분기별 협상은 이제 시작됐다. 철강사는 철광석 원자재가 올랐고 중국산 후판 시세도 급등세를 보여 국내 2.4분기 후판가격은 t당 4만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휩싸여있는 조선업체는 오히려 업황을 감안해 후판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박 원가에서 후판 비중은 선종에 따라 15~30%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가격 동결도 힘겨운데 가격 인상은 가능하지가 않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제품중 후판 비중은 각각 11%, 16%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제철로부터 주로 후판을 공급받고 있고, 삼성중공업의 경우 포스코와 일본 신일철주금이 주 거래처다. 대우조선해양은 포스코, 현대제철, 일본 신일철주금 모두와 후판을 거래하고 있다.

후판과 달리 냉연 자동차강판의 경우 하반기 가격 인상이 유력하다. 차강판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도 하반기 계약부터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도 최근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전격 인상,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