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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선 구조조정 물밀듯이 몰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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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소선사 안 가리고 압박

전체 조선사 대상 설비규모 조정

세계일보

조선업계에서 대형과 중소형 조선사 가릴 것 없이 구조조정 한파가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다음 날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후 조선 ‘빅3’가 자구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채권단이 계획 집행 상황을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채권단 요구에 부담을 느껴 소극 대응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활동에 악영향을 받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부진 등 지금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채권단이나 정부가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을 견뎌내는 능력을 판단하는 재무건전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 결과가 나오면 상반기 내에 인력·임금·설비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전체 조선사를 대상으로는 해양플랜트 분야 설비 규모 조절, 협력업체 업종 전환을 위한 컨설팅도 조만간 시작한다.

올 들어 수주가 뚝 끊긴 중소형 조선사들의 채권단은 회사 처리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중인 주요 중소형 조선사는 STX조선,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이다. 짧게는 자율협약 1년차, 길게는 7년차이지만 지난해 흑자전환한 곳은 SPP조선뿐이다.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까지 올랐었던 STX조선은 지난해 12월 이후 신규 수주가 없다. 채권단은 STX가 상반기까지는 수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법정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재무상태 등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성동조선 채권단은 상반기 중에 추가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 작업장 3곳 중 1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상선 부문에서 수주가 없는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2020년까지 수주잔량이 있는 군용 경비정 등 소형 특수선 건조 위주로 영도조선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선조선은 소형 탱커·컨테이너선과 여객선을 주로 만드는 조선사로 방향을 잡고 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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