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칼날' 피한 유화·철강업계, 안도 속 자체 구조조정 박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박대로 황의준 기자 = 정부의 긴급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유화·철강업계는 27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공급과잉 등의 해소를 위해 업계 자율적 구조조정에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정부가 향후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 "유화·철강 등 공급과잉업종은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에 따라 개별기업 또는 해당 산업이 자발적으로 인수합병(M&A)·설비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일단 긍정적 반응이다.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목된 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한 업체는 "이번 정부 방침은 그동안의 자구노력 성과과 반영된 방침이라 생각한다"며 "정부가 강력하게 칼을 들이댄 것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최선의 효과가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자율적인 생산감축과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간 업계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활발히 해왔고 사업다각화 필요성과 맞물려 신규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한 기업도 많다"며 "공급과잉 지적이 있었던 TPA 등 일부품목은 구조조정의 속도감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설비감축을 어느정도 해왔고 향후에도 추가적인 감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실 정부가 TPA 공급과잉 문제를 다루면서 업체들끼리 합치라고 했었는데 이게 실은 위험한 발상이었다. 시장에 맡겨서 원가를 절감하든지 가동률을 조절하든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또 TPA 시장이 마냥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TPA 공급량을 줄이고 있어서 TPA시장 자체도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 주도로 진행될 이른바 '자율적 컨설팅'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집착한 구조조정 방식보다는 국내 화학업계가 어떤 사업부문을 더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하는지 비전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협의된 내용은 없는데 정부방침이 최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선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크고 작은 자발적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철강업계의 경우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강제가 아닌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지원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시황이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공급과잉인 상황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업계 내부적으로 설비감축·신수요창출 등의 노력을 통해 이를 해결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내부적으로도 정확한 공급과잉 현황 파악을 위해 외부 기관에 컨설팅을 의뢰 중인 상황이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철강 산업 구조조정의 범위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 관련 최종 보고서는 6~7월경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부터 국내외 부실 계열사 정리 및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하며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34개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포스코건설 지분매각 등 11건의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8조7000원으로 늘렸다. 올해도 35개사를 추가 정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다 판단되는 포항 전기로 철근 라인을 폐쇄하는 대신 동부특수강 인수 및 당진 특수강 공장 신설 등의 사업재편 움직임을 보였다. 또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며 냉연, 자동차 강판 등의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적자가 누적된 포항 후판 공장을 정리하고,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등의 자구노력으로 지난해 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daero@newsis.com
flas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