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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한계기업 구조조정 `나비효과`…최고 배당株로 올라선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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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중 한때 6만2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경신

올 1분기 실적 시장기대치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힘실려

산업은행 배당 확대 요구 이어질 전망…배당 매력 상승

이데일리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한국전력(015760)이 2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실적이 좋아졌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까지 더해진 결과다. 특히 정부가 업종별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중점 추진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대한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전, 두달만에 또 최고가…실적 호조 덕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 주가는 전날보다 3.19% 상승한 6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6만2000원까지 오르며 지난 2월26일에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 6만1200원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이달 들어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인 한전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 모드로 전환했다. 이날도 모건스탠리 맥쿼리 크레디트스위스(CS)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렸고 하루 동안 외국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16만5000주를 넘었다. 이 덕에 한전 시가총액은 39조4166억원으로 올라섰고 현대자동차와의 격차도 5조6000억원으로 벌렸다.

한전이 지난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3조58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예상치인 3조36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에 국제 상품시장에서 석탄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연료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1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올해 유연탄 발전소 9기와 원자력 발전소 1기를 추가로 가동한다. 한전은 발전원가가 가장 저렴한 기저발전을 확충하면서 내년까지 실적이 좋아질 요인을 확보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신규 발전기 가동률을 88% 선으로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전력소비의 약 15% 수준”이라며 “LNG와 유연탄 정산단가를 적용하면 약 4조원의 전력 구입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실탄용` 배당 확대 기대까지

이처럼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를 팔아 10조원이 넘는 영업외 수익이 들어오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망 배당주로 주목받았고 앞으로도 배당 매력을 커질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대주주 산업은행과 정부의 배당 증액 요구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별도기준 이익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더라도 배당성향 40%를 가정하면 올해도 주당 2300원 수준의 배당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전이 올해부터 3년 동안 4%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이 좋아지고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은 외국인이 장기간 투자하기에 좋은 조건으로 꼽힌다. 게다가 유럽 전력업체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점도 한전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또 “유망한 한전 주식을 매수하는 한편 유럽 전력업체 주식을 매도하는 소위 롱숏(Long-short) 페어(Pair) 전략을 구사하는 게 가능한 상황”이라며 “유럽 전력시장에서 상위 전력기업은 원전과 석탄 발전소 폐쇄로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전력 판매량이 감소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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