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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유화부문, 공급과잉 일부 품목 '도려내기식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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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A는 이미 자발적 감축 진행…컨설팅 통해 업종 전반 경쟁력 진단

연합뉴스


울산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해 석유화학업종은 조선이나 해운, 철강 등과 조금 상황이 다르다.

전반적인 호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이 중국과의 경쟁 등에서 뒤처지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주로 나프타(납사)를 원재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국내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종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4.5%에서 2014년 3%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7.5%로 상승했다.

업계 맏형 LG화학[051910]은 지난해 1조8천236억원, 롯데케미칼[011170]은 사상 최대인 1조6천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1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 개선은 에틸렌 등 기초유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면서 기초유분 비중이 높은 우리 석유화학제품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나프타 가격)는 지난해 10월 494달러에서 11월 590달러, 12월 644달러로 급등한 뒤 올해 3월 765달러, 최근에는 820달러대로 치솟았다.

저유가로 인해 원료가격이 떨어진데다 아시아 주요 NCC(Naptha Cracking Center) 정기 보수로 인해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적인 호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품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테레프탈산(TPA)이다.

TPA는 파라자일렌(PX)을 원료로 생산하는 순백색 분말 형태의 제품이다. 폴리에스테르섬유, 페트(PET), 필름·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주원료로 생산공정에 따라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과 중순도 테레프탈산(QTA)으로 나뉜다.

국내 TPA 생산업체들은 수출, 특히 대중국 수출에 의존해왔지만 중국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자급률이 높아지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전 세계 TPA 공급량은 연평균 7.9% 늘어나지만 수요는 5.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이미 TPA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해지자 업계 자율적으로 감산을 추진 중이다.

SK유화는 아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생산라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과 효성[004800] 등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기존 TPA 생산설비 555만톤(t) 중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95만t(17%) 규모가 감축됐고 추가로 70만∼115만t 규모가 줄어들 예정이다.

정부는 TPA 생산설비의 자발적·단계적 감축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만큼 다른 공급과잉 품목으로 구조조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차원에서 경쟁력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컨설팅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공급과잉 품목은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활용해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유도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TPA와 마찬가지로 석유화학품목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 여부가 업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국과 겹치지않는 고부가 화학제품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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