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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여파에 투자심리 위축.. 회사채 시장 또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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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 비우량 회사채 1년내 6조 만기 돌아와 자금조달 쉽지 않을 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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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본격화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비우량 등급 회사채 시장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위축이 우려되면서 정부가 다른 한편에서 추진 중인 비우량 등급 회사채 활성화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1년 내 만기 비우량 회사채 6조

25일 NICE피앤아이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운수업종에서 내년 3월 말까지 1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모두 21조9636억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A+ 이하 등급 기업의 비우량채권 규모는 5조9726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기업별로는 대한항공이 2조3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진해운(1조1629억원), 아시아나항공(9200억원), 에스케이해운(4950억원), 오일허브코리아여수(3450억원), 한진(2500억원)순이었다.

운수업종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계획 중인 해운업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어느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구조조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자칫 업종 전체에 대한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A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이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최근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그러나 향후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해지거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리스크가 업종 내 다른 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우량 회사채시장 온기 돌았는데

이와 관련, 올 들어 이날까지 A+ 이하 비우량 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803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4조4429억원)에 비해서는 전체 발행규모가 1조6398억원 줄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던 감소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비우량 회사채 발행규모는 올 1월 3430억원에 머물렀다가 2월 1조809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뒤 3월에는 5832억원으로 다시 반토막이 났다. 그러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7960억원어치가 발행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까지 BBB 채권보다도 관심도가 낮았던 A등급 회사채에까지 투자가 몰리면서 회사채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로 회사채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는 우량등급 위주의 선별적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수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은 전체 시장에 간접적인 영향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심리에는 상당 기간을 두고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정부의 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치면서 우량물, 단기물 선호 현상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위축, 자금조달 애로 우려

특히 구조조정 본격화로 회사채 유통시장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경우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우량 등급에 비해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거래가 증가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제는 금리 메리트보다는 신용 리스크가 더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BBB 등급 회사채 가운데 가장 거래량이 많은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원 관련 유가증권·파생상품들의 손실 현실화 등으로 재무지표 악화와 이로 인한 단기 유동성 부담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은 비정상의 선제적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점이 있지만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진행 이후 비우량 등급 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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