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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해운업 구조조정 '초읽기'…해수부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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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5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중회의실에서 열린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책회의에서 학계 및 업계, 관련단체 등 참석자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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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정부의 해운업 등 취약업종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 발표를 하루 앞둔 25일 해양수산부는 해운업 주무부처로서 주도적인 역할에서 배제되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런 답답한 심정은 25일 김영석 해수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해운동맹 재편 관련대응회의'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이날 회의에서 김 장관은 급변하는 국제해운동맹을 언급하며 적절한 대응이 없으면 국내 해운, 항만, 물류기업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표현하며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에 기대반 걱정반의 속내를 은근히 드러냈다.

국제해운시장의 지각변동은 작년 11월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의 조직 슬림화 발표와 12월 세계 3위 선사인 CMA CGM이 싱가포르 APL인수, 중국 2대 국영선사인 COSCO와 CSCL의 합병으로 어느 정도 예측됐으나 지난 21일 CMA CGM과 중국 코스코그룹이 주도하는 오션 얼라이언스를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어 세계6위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사는 22일 쿠웨이트의 UASC사와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내년 4월 오션 얼라이언스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게 되면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이 35%에 이르러 37%를 점유하고 있는 머스크와 MSC의 2M과 함께 세계 해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점유율을 높고 현대상선이 속해 있는 G6동맹과 한진해운의 CKYHE 등 나머지 선사들이 뭉쳐 새로운 얼라이언스들도 출범시켜 세계해운시장은 4대 동맹체제에서 3대 체제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UASC를 합병하는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동맹을 만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전문가들은 "현재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세계해운시장 점유율이 5%인 이들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3~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수부의 기존 양대 선사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70%에 달하는 두 회사의 중복구간에 대한 선박정리도 이뤄져야 하는 등 후속조치를 하다보면 새로운 얼라이언스 가입협상이 마무리되는 6월을 넘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정부의 구조조정안에 따라 해운동맹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해운업의 특성상 해수부 속내는 지금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양대 선사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석 장관도 '해운동맹 재편 관련대응회의'에서 양 선사의 자구책 선행과 용선료 협상 마무리를 전제로 "양대 선사가 가진 물류 네트워크·선대가 없어지는 것은 무조건 손해이며 수십년 쌓아온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양대 선사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유리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김우호 KMI 해운물류연구본부장도 "양사가 얼라이언스 재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논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해 분명한 지원의사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수부 논리에 동조했다.

그는 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합병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 선사들의 규모가 지금처럼 축소돼 본 적이 없고 하나의 얼라이언스를 운영해 본 적이 없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 선사의 합병론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1월 해수부는 2016년 업무계획에서 2015년 8500만톤인 국적선대를 2020년 1억톤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을 2020년까지 3200만TEU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bs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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