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저유가의 두얼굴…정유화학 '깜짝실적'·조선 '구조조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SK이노베이션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조선업과 정유화학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화학 업계는 저유가에 따른 석유제품 및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깜짝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원유 관련 해양플랜트 등 관련 선박 수주가 끊기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유업계, 저유가에 수요 확대 마진율 확대 깜짝 실적

1분기 정유업체들은 깜짝 실적을 잇달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2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 8448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3336억원 대비 15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시장컨센서스 영업이익 6710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49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381억원에 비해 106.3% 증가했다. 증권가 시장 예상치 443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모두 유가 하락세 지속으로 판매 단가가 낮아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21.6% 감소했다. 하지만 저유가가 이어지자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이 개선됐다.

비정유부문도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반등하며 살아났다. PX는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납사)를 원료로 만드는 2차 생산물이다. 지난해 PX-납사 스프레드는 톤당 300달러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400달러선을 넘어서며 마진폭이 커졌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원가가 낮아지고 PX가격은 전년 대비 회복한 관계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며 "유가하락으로 판매단가가 감소하긴 했지만 마진이 커져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감안하면 상당기간 유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저유가 상황에서 석유 수요를 촉진하면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성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뉴스1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대우조선해양 제공). © News1


◇조선업, 저유가로 일감 없어…대량 실업 우려

정유화학업계와 달리 조선업계는 장기적인 유가 하락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현재 조선업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사업은 해양플랜트 건조다. 해양플랜트 설비는 원유 생산·저장·하역을 위한 설비(플랫폼)와 원유 시추를 위한 반잠수식시추선, 드릴십 등이 있다.

석유메이저들은 발주한 해양플랜트를 취소하거나 인도를 연기하고 있다. 이들은 2~3년전 국제유가가 100~110달러대를 유지하는 호황기에 관련 장비를 발주했으나 현재 유가는 30~4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발주 당시보다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덴마크 국영에너지 회사인 '동에너지'로부터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던 원유생산용 해양플랫폼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에너지사로부터 수주한 7000억원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이 취소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미국 선주사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을 취소당했다.

현재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조선3사에서 약 14만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선박 건조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이들 회사의 남아 있는 해양플랜트 물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대거 인도되면 대규모 실업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대우조선 노조와 삼성중공업 근로자협의회는 하반기 거제에서만 2만명의 근로자가 실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뿐 아니라 각각 3000명의 정규직 인력 감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매출도 매출이지만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근로자들이 일감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며 "현재 건조하고 있거나 건조 예정인 해양플랜트가 추가로 취소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ron@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