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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선·해운 구조조정 가늠자 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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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 골든타임을 사수하라]②

첫 단추 현대상선 잘 풀어야 한진해운도 가닥 잡는다

"불확실성 해소 위해 구조조정 방향 조속히 결정해야"

뉴스1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무실.. 201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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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어떤 일이든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필요한 기업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상선은 앞으로 진행할 기업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할 가늠자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9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채무상환을 3개월간 유예하는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다. 선주들에게 배를 빌린 대가로 지급하는 용선료 인하를 이끌어 내고, 현대상선이 발행한 공·사모 회사채 등을 보유한 사채권자들의 채무를 조정하는 조건이다.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자율협약은 없던 일이 된다.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와 경영정상화 방안 사이에 놓인 현대상선의 운명은 용선료 협상에 달렸다.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이 예상대로 마무리되면 출자전환 등 다음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용선료 인하 협상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선주들 입장에선 현대상선이 비싼 용선료를 지급하다 파산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보다 용선료를 낮춰 주는 게 낫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배를 못 빌리면 조선업이 불황인 상황에서 배를 빌릴 새로운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현재로썬 20~30% 정도의 용선료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용선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사채권자 채무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6월쯤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사채권자 채무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용선료 협상을 이달 중 마무리해야 한다. 산업은행도 배수진을 쳤다. 용선료 협상 시한을 이달 말로 못 박고 있다. 용선료 협상을 질질 끌 수 없다는 얘기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서 채권단의 이런 생각을 전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최근 비용절감과 자산 매각 등이 포함된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발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용선료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가 관건이다.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진해운은 2020년까지 4조원가량을 용선료로 써야 해 현대상선처럼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정상화 방안을 실행 중이며 산은은 체질 개선과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이 안정화되면 매각할 예정이다. 산은은 매각 시기를 대우조선해양이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과 관련 업계가 노력하고는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구조조정 대상 선정과 구체적인 계획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교수는 "금융업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대규모 실업 사태 등 부작용을 고려해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옥석 가리기는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회생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체계가 잡혀 속도를 낼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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