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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野 필리버스터 72시간째…여야, 곳곳서 충돌(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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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테러방지법 문제점 부각 집중

野 의원들 연설 때 與 의원들 항의도 이어져…이석현-조원진 충돌도

뉴스1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김경협 의원의 무제한 토론 도중 이석현 국회부의장에게 김 의원의 발언이 의제와 벗어 난다며 항의를 계속하자 이 부의장이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6.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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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이정우 기자,박승주 기자 = 야당이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시작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6분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문병호(국민의당), 은수미(더민주), 박원석(정의당), 유승희·최민희(더민주), 김제남(정의당), 신경민·강기정·김경협(더민주), 서기호(정의당), 김현·김용익·배재정(더민주) 의원 순으로 이어져 26일 오후 7시6분으로 72시간째를 넘어섰다.

오후 6시50분께 14번째로 발언대에 오른 배 의원은 앞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존경한다. 사랑한다"고 말문을 연 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처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에 탄 채 발언대에 오른 김용익 더민주 의원은 오후 4시45분께부터 연설을 시작해 2시간 가량 연설을 했다. 김 의원은 무제한 토론에서 "국민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시민적 권리 침해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헌법적 가치의 충돌 문제에 대해 무엇보다도 깊이 있게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 의원은 오후 12시30분께부터 4시간15분 가량 연설을 했다. 김현 의원은 과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일일이 소개한 뒤 테러방지법에 대해 "직권상정해야 하는 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더민주가 발표한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에 오른 김현 의원은 당색인 짙은 파랑색 자켓 차림으로 연설을 했고, 시종일관 담담한 목소리로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현 의원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환하게 웃었고, 의원들과 네티즌, 속기사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7시께부터 12시27분까지 5시간30분 정도 연설을 진행했다. 더민주 소속인 이석현 부의장은 서 의원이 3시간째 연설을 했을 때 "필요하면 본회의장에 딸린 부속 화장실에 3분 내로 다녀오라"고 제안했지만, 서 의원은 "미리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 걱정해줘서 감사하다"며 "제가 힘들까봐 (이 부의장이) 쉬는 시간을 가지라는 취지에서 말씀하신 것 같다. 물을 조금 더 마시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날 무제한토론을 마친 뒤 2시간이 지나 국회 정론관을 찾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여야간 신경전도 잦아지고 있다.

김용익 더민주 의원이 연설 시작 전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국민감시법'이라는 팻말을 단상에 올려놓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유의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팻말을 내릴 것을 요구했고,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유권해석을 받아보겠다. 유권해석을 받아볼 동안 내려달라"고 중재했다.

이후 정 부의장은 유권해석을 통해 "그동안 발언대에서 피켓을 고정하고 발언을 진행한 사례가 없는 만큼 발언에 필요할 시엔 피켓을 들고 사용해 달라"고 밝혔고, 김 의원도 "승복하겠다"고 응하면서 일단락됐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발언 도중 "4년간 국회에서 의정활동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의석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발언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누구시죠? 김기선 의원님?"이라고 반문한 뒤 "김 의원께 말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경우를 말한 것으로, 여야를 가릴 것 없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김 의원이 또 다시 소리치자, "그렇게 발언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제 발언을 제지시키려면 그렇게 소리를 질러서 하는 게 아니다"면서 "법에 따라 하라"고 꼬집었다.

이날 새벽 토론자로 나선 김경협 더민주 의원이 SNS상 테러방지법을 "국민스토킹법, 빅브라더법, 유신부활법, 국민주권강탈법, 아빠(박정희 전 대통령)따라하기법, 국정원하이패스법"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하는 과정에선 이석현 부의장과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간 날선 공방이 오갔다.

조 원내수석은 김경협 의원의 발언이 의제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항의했고, 사회를 보던 이 부의장은 "테러방지법에 대해 국민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것으로 관계가 있는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물러서지 않고 조 원내수석은 의장석 앞까지 와서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인용해서 발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뭐가 사실이 아닌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따졌고, 조 원내수석은 "(테러방지법이) 아빠따라하기 법이냐. 그렇지 않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제 좀 들어가 달라"고 이 의원의 거듭된 요청에도 조 의원이 계속 항의를 이어가자, 이 부의장은 "퇴장시키기 전에 빨리 앉아요! 국회의장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한다"고 재차 받아쳤고, 이 부의장은 "꼭 퇴장시켜야 알겠느냐. 경위 불러서? 이 양반이..."라고 경고했다. 그제서야 조 의원은 자리로 돌아갔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본회의장 앞에서 '국회 마비 OO시간째'라는 피켓과 함께 1인 시위로 맞불을 놓고 있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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