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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與비주류, '진실한 사람들' 논란에 "8개월짜리 진실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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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드러내놓고 노골적 반발 못한채 속으로 '부글부글'

전 수석들 사퇴 거론하며 "도대체 뭐가 진실하다는 거냐"
총선 5개월여 앞두고 여권내 파열음 다시 커질 가능성도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진실한 사람들? 자칭 진실한 사람들이 청와대에서 얼마나 근무했는지 조사 좀 해봐라. 다 1년도 채 안된다."

새누리당 비주류 핵심 인사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들" 발언 이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청와대 전직 참모들을 지목하며 한 말이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비주류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이른바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은 뒤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드러내놓고 노골적인 반발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주류 인사들의 불만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대표적인 참모 출신이자, 대통령이 말한 '진실한 사람들' 명단에 오르고 있는 청와대 전직 수석 3명의 이름을 거명한 뒤, "그들의 임기를 평균내면 8개월 남짓이다. 거기다 일처리 문제로 쫓겨난 사람도 있다"며 "도대체 뭐가 진실하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태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비주류들의 불만 강도가 이처럼 높아지면서 여권내 파열음이 다시 커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홍보·민정·정무, 벌써 4차례라 갈린 자리…평균 재임기간 '8개월'

그가 차례로 지목한 인사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 윤두현 전 홍보수석, 곽상도 전 민정수석.

이들은 최근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험지에 출마하라"고 공개 촉구하기도 한 대표적인 '박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그의 지적처럼 이 3명의 대표적 참모들은 재임 기간이 유독 짧고, 유난히도 '사단'이 많았던 부서에서 일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가장 먼저 청와대를 밟고 나온 사람은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다.

곽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첫 민정수석에 임명됐지만, 불과 5개월만에 경질됐다. 잇단 국무위원 낙마 사태를 야기한 '후보검증 실패'가 이유였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를 관철시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있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2014년 6월 나란히 수석으로 임명됐다.

먼저 청와대를 나간 사람은 윤 전 수석.

윤 전 수석은 임기 9개월만인 지난 2월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명단에 전격 포함됐다. 깜짝 교체였다. 청와대 주변에서도 이유를 몰랐다. 민경욱 당시 대변인은 "설연휴 전에 (윤 수석이) 육체적으로 힘들다면서 비서실장께 사의를 밝혔고, 이번에 그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고 있다"는 공식 입장만 전했다.

그러나 몸이 힘들어 쉬고싶다던 윤 전 수석은 불과 한달도 안된 3월 17일 케이블TV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뒷말을 남겼다.

일각에선 '세계일보'가 터뜨린 '정윤회 문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대한 문책성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3명 중 가장 임기가 길었던 사람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다. 그러나 조 전 수석도 11개월로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조 전 수석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와 '진실 게임'까지 벌이다 자진 사퇴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애초 추구했던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개혁 과정에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실상 당 지도부를 비판, 이를 전해들은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사석에서 격분하기도 했다.

이후 54일동안 정무수석이 공백이었을 정도로 조윤선 수석 사퇴 파동의 상처는 당청에 깊이 새겨졌다.

◇비주류 "진실된 사람들인지, 민폐끼치는 사람들인지…"

이들 3인방 수석은 또다른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거쳐간 수석실이 벌써 4번째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

민정수석실의 경우 초대 곽상도 수석 이후 홍경식, 김영한 수석을 거쳐, 현 우병우 수석까지 4번째나 방 주인이 바뀌었다.

홍보수석실의 경우도 이남기 초대 수석 이후, 이정현, 윤두현 수석에 이어 현재 김성우 수석으로 4차례나 교체되는 탈 많은 부서다.

정무수석실 또한 초대 박준우, 이정현, 조윤선 수석에 이어, 현기환 수석까지 4차례나 인선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이들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곽상도 전 수석의 경우 퇴임 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두현 전 수석도 케이블TV협회장에 취임했다. 대통령에 미운 털이 박혔다면 있을 수 없는 '보은 인사'다.

이들 3인방 외에 또다른 '진실된 사람' 후보군에 오르고 있는 '거물급 인사'는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등이다.

여권 내 비주류에서는 이들 인사들에 대해서도 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재선 의원은 "정종섭 장관은 그 유명한 '총선 필승' 건배사로 전국구 인물이 됐던 사람이고, 안대희 전 후보자는 총리 낙마를 했던 인물"이라며 "도대체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들은 정부여당에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 아니냐"고 혹평했다.

그는 또 "과거에 누가 어떤 일을 했는 지 다 알고있는데도 '나는 친박'이라고 스스로 족보 세탁까지 하는 인사들을 보면 정말 역겹다"며 "지금 친박을 표방하는 사람들 중에는 과거 음지에서 박 대통령에 정치적 위해를 가했던 사람들도 부지기수"라고 혀를 찼다.

nyk90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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