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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메르스 앓았다” 듣고도 일반 응급실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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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 “기침 없고, 완치 판단” 다른 환자들과 접촉

부실 대처 논란…보건당국 “감염자 발생 가능성 희박”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완치 후 9일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80번째 환자(35)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다른 환자들과 접촉해 메르스 사태 후에도 의심 환자 대처가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조사 결과 80번째 환자는 고열과 구토 등으로 지난 11일 오전 5시30분쯤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자신이 80번째 환자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 환자가 메르스 증상인 기침을 하지 않고 완치됐다는 이유로 일반 응급실로 보냈다. 환자 증상을 메르스가 아닌 기저질환(림프종)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다른 환자와 섞이도록 노출한 것이다. 이 환자는 24분간 응급실에 머물며 격리된 심폐소생실에 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응급실에 있던 환자·보호자 16명이 자가격리됐고, 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하는 능동감시자도 38명이 발생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이 환자를 진료한 의사 1명과 간호사 3명을 포함해 자가격리자는 61명이고, 능동감시자는 68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 측 조치가 적절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80번째 환자는 이날 오전 11시쯤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그간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양성을 반복하다가 지난 1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지난 3일 퇴원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로부터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대 감염내과 의료진은 “80번째 환자의 사례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회의 전문가들과 토론한 결과 바이러스의 일부 조각이 몸속에 있다가 떨어져나와 호흡기로 배출돼 유전자 검사에서 발견된 것이라는 해석을 들었고, 의료진도 여기에 동의했다”며 “80번째 환자에게서 검출된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아닌 만큼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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