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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인터뷰> 후쿠다 WHO 사무차장 "메르스 대응 뛰어났지만 소통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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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전문부서 두고 예산투자해야"

연합뉴스

7일 인터콘티넨탈 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저는 한국 정부가 메르스 차단을 위해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소통 분야에서는 더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염병 상황에서 소통은 어느 국가에서나 가장 어려운 문제죠."

메르스 사태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세계보건기구(WHO) 후쿠다 사무차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정확한 대책으로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했다"는 의견을 다시 밝혔다.

단, 사태 초기 국민의 공포심을 키운 방역 당국의 '정보 제한'은 문제로 지적했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6월 중순, 우리 정부와 메르스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이끈 인물이다. 그는 당시에도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가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한 대처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매일 새 감염자가 생기는 통에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던 때였다. 당시에 후쿠다 사무차장의 의견에 공감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감염병 발생이 정부 등 누군가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질병의 발발 자체는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정부의 대응이 뛰어났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최초 감염을 비롯한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감염 대부분이 불가피했다"며 "몇 명이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사태 종식을 위해 정부가 얼마나 정확하게 대책을 수행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 메르스 대책본부에서 공무원들이 밤을 새워 가며 밀접접촉자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장면을 보며 한국 정부가 제대로 감염병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했다"며 "WHO의 역할은 한국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뿐이었다"고 되돌아봤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메르스 상황에서 정부, 언론, 국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훌륭한 대응법을 만들어내는 것만큼 국민에게 이를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트위터, 페이스북 등 새로운 소통 수단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발표 담당자 1,2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감염병 발생에서 적절하게 소통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문제이며 한국에서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감염병 대응을 위한 소통 전문 부서를 두고 예산도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WHO의 권고안을 참고해 우리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방역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서 후쿠다 사무차장은 "발표안을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질병관리본부 차관급 격상, 24시간 상황실 운영,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배치 등은 옳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현장 방역 전문가 양성을 위해 WHO에 젊은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WHO에 파견 오는)젊은이들뿐 아니라 WHO에도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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