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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위안화약세 '유커' 관광에 타격…메르스겪은 한국 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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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중국관광객 구매력 저하에 명품업체들도 '울상'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권수현 기자 = 해외여행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인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들의 해외 여행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커들이 주로 찾는 국가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메르스로 고전했던 한국 관광업계에 또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중국인 '큰손' 고객에 의존하던 명품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1억명 안팎이다.

세계관광기구(WTO)는 이들이 지난해 모두 1천650억달러를 소비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규모와 씀씀이 모두 단연 세계 최고다.

유커들의 구매력은 그러나 당국의 위안화를 평가절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한국이나 동남아 등 이들이 즐겨 찾는 국가에 그 여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에 사는 주부 쉐창황(48)씨는 이번달에 친구들과 서울에 가서 쇼핑을 하고 10월에는 태국으로 혼자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웠지만 환율 때문에 서울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쉐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까 봐 걱정돼 한국 쇼핑여행은 포기하고 태국관광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환율 때문에 유커들이 지갑을 닫을 경우 명품 업체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전세계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로이터는 홍콩 쇼핑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환율이 다시 오를 때까지 명품 소비를 줄이겠다는 중국인 여행객들의 사례를 전하면서 위안화 평가절하로 명품업체들이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도 당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인들에게는 외국상품과 여행이 비싸지기 때문에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의 명품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천은 또 중국인의 명품 소비가 절반 이상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모건스탠리의 최근 조사를 언급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프랑스, 미국 여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 주요 명품업체들의 주가는 큰폭으로 곤두박질쳤다.

11일 유럽증시에서 이탈리아 명품업체 살바토레 페라가모(SFER)의 주가는 5.5%, 프랑스 명품 패션업체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5.11%, 이탈리아 명품업체 구찌의 모회사인 케링(KER)은 3.89%가 각각 떨어졌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명품업체 코치(COH)는 1.3%, 티파니앤코(TIF)는 2.10%가 각각 떨어졌다.

명품업체들은 최근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당국의 '반(反)부패' 운동에 따른 뇌물 단속으로 이미 작년부터 타격을 입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명품시장은 지난해 1천150억위안(약 2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 역성장했으며 올해는 4%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천은 다만 중국인 중 순자산 1천만위안(약 18억원) 이상인 사람이 지난해 100만명을 넘어서 4년전의 2배가 됐다는 베인앤컴퍼니 분석을 토대로 중국의 상위 1% 부유층은 명품 소비를 줄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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