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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메르스에 폭염까지…손님 발길 끊긴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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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7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건어물상점 통로가 텅 비어있다. 광주기상청은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 대부분 지역은 33도를 웃돌 전망이다. 2015.8.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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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신채린 기자 = "여름에는 원래 손님이 없는데다 폭염때문에 사람들이 바깥에 나오지 않아 손님이 더 없지"

얼마 전 메르스가 종식되면서 전통시장에도 다시 활기가 띄나 싶더니, 이번엔 폭염이 시장 상인들의 힘을 뺐다.

지난 7일 오후 5시 광주 서구 양동에 위치한 양동시장.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인해 비와 햇빛을 막아주는 아케이드 지붕과 깔끔한 시장 분위기는 여느 마트 못지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광주지역의 낮 기온이 36.2도까지 올라가는 등 광주·전남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시장 안은 찜통 같았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부채질을 하는 상인들 외에 시장을 찾은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후끈후끈한 시장 공기와 36도까지 치솟는 더위로 인해 아침에 들여온 채소는 벌써 시들어버렸다.

채소와 나물을 팔고 있는 김모(55·여)씨는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는 그나마 손님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발길이 뚝 끊긴다"며 "여기가 양동시장의 중앙통로이지만 보시다시피 지나다니는 사람마저 없다"고 설명했다.

인근 육거리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홍모(68·여)씨는 손님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 "말도 하지 마라. 하루 20명 가까이 오던 손님들이 이제는 10명도 오지 않는다"며 "더운 날씨 때문에 시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 고기를 사는 사람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 날씨로 축사를 폐사하면서 소와 돼지고기 값도 올랐다"며 "휴가 때 삼겹살을 사가던 손님마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8일 오전 8시 동구 학동에 위치한 남광주시장.

10년째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백모(54·여)씨는 "지금 매출은 평소 매출의 3분의 1도 안된다"며 "생선 밑에 깔아두는 5㎏짜리 얼음을 봄가을에는 하루에 3개 정도 사용한다면 요즘은 6개를 쓰고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가 끝나고 장사가 좀 되나했는데 폭염이 오니까 사람들이 아예 바깥을 나오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여름이라 생선이 잘 팔리지 않는데다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 사용이 늘면서 상인들은 이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상인 김모(60·여)씨는 "이 가게 저 가게 다 물어봐도 장사가 안되는 것은 다 똑같다"며 "추석만 바라보며 매일 문을 열고 있다"고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날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뉴스1

8일 오전 광주 동구 남광주시장 수산물상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기상청은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 대부분 지역은 33도를 웃돌 전망이다. 2015.8.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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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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