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마시는 충북을 증명이라도 하듯 단속을 접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기간에도 900여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등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이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지방청에 음주운전 단속을 선별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을 내려 지난 6월 5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단속을 중단했다.
충북경찰청과 도내 각 경찰서, 지구대 등은 이 기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등 매주 평균 4번 진행하던 음주단속을 중단했다.
메르스 사태로 회식이나 술자리가 줄고, 단속 또한 중단해 당시만 해도 음주운전자는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충북경찰청이 이 기간 도내 경찰서별 음주운전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음주교통사고를 포함해 모두 913명이나 적발됐다.
단속이 평소 때처럼 이뤄진 지난해 같은 기간 1118명보다 고작 18% 줄어든 수준이다.
주요 도로를 막고 공개적으로 시행하는 거점 단속만 하지 않을 뿐 비공식적인 자체 단속은 메르스 기간에도 계속 이뤄져 음주운전자가 경찰에 계속 적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운전자들이 경찰 단속이 없을 것이란 착각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는 등 메르스 함정에 스스로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인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발표만 있었지, 자체 개별 단속도 중단한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지역건강 통계'에서 충북은 술을 7잔 이상 마시는 술자리가 주 2회 이상인 고위험 음주율이 2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pj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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