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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메르스 쯤이야…각자도생 제약사들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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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녹십자·한미 등 상위업체들 상반기 동반 성장세

유한-도입신약·녹십자-해외수출·한미-신약수출로 돌파구

녹십자·한미, 매출 1조클럽 도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올 상반기 안정된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속되는 규제 강화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발목을 잡았지만 신약 수출, 도입신약 발굴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한양행에 이어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업체의 등장도 예상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제약사 상위 3곳의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1조45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증가했다. 3사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18억원에서 829억원으로 15.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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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증가 요인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자체개발 의약품의 내수 시장에서는 부진을 겪었음에도 각 사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해 업계 첫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유한양행(000100)은 상반기에 510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년 연속 1조원 돌파를 예약했다.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 제품들이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유한양행은 최근 길리어드,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등으로부터 굵직한 신약을 도입,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유한양행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당뇨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로 매출 1262억원을 기록, 성장세를 주도했다. 지난 2012년 말 길리어드로부터 판권을 확보한 ‘비리어드’는 상반기에만 전년동기보다 20.8% 증가한 501억원어치 팔렸다.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도 유력하다. 현재 연간 1000억원 이상 팔리는 제품은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유일하다.

녹십자(006280)는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녹십자의 상반기 수출실적은 10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 증가했다.

자체개발한 수두백신, 독감백신 등 백신의 국제기구 입찰 수주 물량이 증가세를 보였고 혈액제제 수출이 확대됐다.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는 올해 2분기에만 해외에서 약 50억원어치 팔리며 새로운 ‘수출 유망주’로 떠올랐다.

녹십자는 하반기 독감백신 매출이 가세하면 올 매출 1조원 달성도 유력하다는 평가다. 상반기 유한양행과의 매출 격차가 200억원대에 불과해 1위 등극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다. 녹십자는 지난해 유한양행(1조175억원)보다 422억원 적은 97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한미약품(128940)은 전년대비 매출증가율이 23.9%를 기록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지난 3월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신약 기술 수출 효과다.

한미약품은 상반기에 계약금 5000만달러(약 550억원)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지금까지 기술수출 계약금으로 받은 가장 많은 금액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항암제 기술 수출 계약으로 하반기 550억원의 추가 계약금 유입이 예고된 상태다.

만약 한미약품이 추가 수출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단숨에 선두권 경쟁도 가능해진다. 다만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비(R&D) 지출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이들 상위업체 3곳은 내수시장 부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돌파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강화된 리베이트 규제로 영업환경이 위축된데다 지난 6월에는 메르스 확산으로 처방의약품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의약품 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상반기 원외 처방실적은 전년대비 3.1% 증가하는데 그쳤고 녹십자와 한미약품은 각각 4.6%, 4.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수출이나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가 동반되지 않았다면 상위 3사의 실적은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와의 공동판매에 소극적이었지만 지난 몇 년간 성장 둔화가 지속되자 최근 들어 공동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 손실을 만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국내제약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제네릭 시장은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한 업체를 중심으로 판도가 재편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성과가 미미한 업체들은 상반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동아에스티(170900)의 경우 상반기 전문약 매출이 전년대비 무려 14.2% 줄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한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시벡스트로’의 기술수출료가 유입되는 등 신약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내수 시장 침체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종근당(185750), LG생명과학(068870), 한독 등도 R&D 비용 투입을 늘리며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매출 성장세도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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