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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韓銀 수정 전망치조차 비웃은 '메르스' 충격…올 2%대 성장 그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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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정 전망치 0.4%보다 더 낮은 0.3%에 그쳐, 5분기 연속 0% 행진

한은 올해 2.8%전망도 힘들어져, 최경환 경제팀 3%달성은 기대난망

【세종=뉴시스】안호균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와 가뭄 피해, 수출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2분기 성장률이 크게 위축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분기(0.8%)보다 0.5%포인트나 하락한 0.3%에 그쳤다.

이는 당초 한은 전망치인 '1% 성장' 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 11일 이주열 총재가 올해 경제 성장률 2.8%를 제시하면서 예측한 '0.4% 성장'까지 밑도는 수준이다.

때문에 정부의 추경을 통한 강력한 경기 부양의지에도 3% 성장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성장률은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주저앉았다. 이후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3분기 성장률이 0.8%로 반등했지만 4분기에는 다시 0.3%로 주저앉았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성장률이 0.8%를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 했으나 2분기 들어 메르스, 가뭄, 수출 부진 등의 효과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성장세가 위축됐다.

최근 10년간 분기 성장률이 0.3% 밑으로 내려간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4분기(-3.3%)와 2009년 1분기(0.1%) 외에는 없다. 그만큼 최근 경기 부진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2분기 성장률 위축의 가장 큰 요인은 메르스 사태였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1분기 0.9%에서 2분기엔 0.1%로 떨어졌다. 도소매및음식숙박업(-0.5%), 운수및보관업(-1.3%), 보건및사회복지업(-1.7%)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민간소비는 0.3% 감소해 지난해 2분기(-0.4%)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가뭄 피해의 영향으로 농림어업 생산량은 전 분기 대비 11.1%나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이 성장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오락, 음식, 운수, 숙박 등에서 지출·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외국인의 국내 소비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 등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효과가 나타나면 올해 3% 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경제 활력 제고와 구조개혁 노력이 성과를 맺으면 경기 충격을 극복하고 3%대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올해 3%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은은 지난 9일 올해 성장률을 2.8%로 전망하면서 2분기 성장률을 0.4%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는 3·4분기 성장률이 1% 대로 올라가야 올해 3% 성장이 가능하지만 국내외 여건상 힘들어 사실상 2% 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각종 경제 연구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2.6%), 한국경제연구원(2.7%) 등 민간 기관은 물론 금융연구원(2.8%), 산업연구원(2.9%) 등 국책 연구기관들도 2%대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 효과가 아직 남아있어 외국인 관광, 국내 소비 등이 3분기 들어서도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추경의 효과가 나타난다면 4분기에는 좀 나아질 수 있지만 3%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3% 성장을 하려면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야 하는데 수출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며 "환율이 개선되더라도 그리스 사태와 중국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가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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