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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메르스 간호사'의 병상편지…"욕창까지 생겨 이러다 죽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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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15.7.21/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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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뉴스1) 신효재 기자 = 심영섭 강원도의원(새누리당 동해)은 21일 제247회 강원도의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 메르스 179호 환자의 병상편지를 밝혔다.

메르스 179호· 강원도 5호 환자는 강원도 최초의 의료진 메르스 환자다.

179호 환자인 강릉의료원 간호과장 김모(54· 여)씨는 병상편지를 통해 "환자를 제가 이송하지 않으면 잃겠다는 생각으로 앞뒤가리지 않고 환자와 함께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며 보라매병원으로 이송하고, 조심조심 염려하던 일이 6월23일 저에게 터졌다"며 "메르스와의 싸움으로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는 와상환자로 욕창까지 생긴 처참한 생활을 하며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저희 시부모님과 친정엄마는 제가 메르스 환자인 것을 모르고, 다른 환자 돌보느라 집에 못들어가는 것만 안타까워한다"며 "다행히 제가 후송시킨 132호 환자가 퇴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많이 힘이 나고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다음은 병상편지 전문.

메르스 179호 강원도 5호 환자 김00입니다.

5월31일부터 메르스와 시작된 준비부터 실전에 이르기 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하드웨어만 갖춰지고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우리에게 어찌어찌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가던 것이, 6월12일 그날, 그 환자를 제가 이송하지 않으면 잃겠다는 생각으로 앞뒤가리지 않고 환자와 함께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며 보라매병원으로 이송하고 조심조심 염려하던 일이 6월23일 저에게 터졌습니다.

뉴스에서나 접하던 현실이 말입니다.

저는 6일 동안 메르스와의 싸움으로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는 와상환자로 욕창까지 생긴 처참한 생활을 하며,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른쪽으로 폐렴까지 생겨 매일 X-ray와 피검사를 하며 의료진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공호흡기까지 생각할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너무 떨어져 항바이러스제도 중간에 끊었습니다.

다행히 강대 감염내과 오원섭교수님의 지극정성으로 아직 미열과 싸우고 있지만 많이 좋아졌습니다.

교수님의 헌신적인 진료와, 착출되거나 지원한 간호인력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이젠 몸을 추스리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저희 시부모님과 친정엄마는 제가 메르스 환자인 것을 모르고, 다른 환자 돌보느라 집에 못들어가는 것만 안타까워하십니다.

다행히 제가 후송시킨 132호 환자가 퇴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많이 힘이 나고 용기를 얻습니다.

차후 위와 같은 상황이 또 발생된다 해도 난 간호사니까 환자 돌보는 일에 앞장설 겁니다.

집에서 매일매일 자가격리자가 되어 본인이 양성자가 될 수도 있는데 간호사 마누라 둔 죄로 가슴졸이는 남편한테도 감사하네요.

수많은 분들이 전화와 문자로 용기와 격려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콘트롤타워를 마비시켜서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사적으로 힘을 합쳐 이 난관을 극복해 준 직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용기내어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shj9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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