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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레이더P][주간브리핑] 추경·신당·당청을 삼켜버린 해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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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정치권은 늘 시끌벅적합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정치권 이야기,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합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한 주간(7월 14~20일) 벌어진 정치권 이슈를 간략하면서도 알기 쉽게 장면별로 정리했습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으면 어디 가서도 정치 대화 고민 끝!

◆ 장면1.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있다 vs 없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 사로부터 구입한 스마트폰 해킹프로그램 'RCS'를 민간인 사찰에 활용했는지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치열합니다. 여야 간 추경 예산 힘겨루기, 여당 내 새로운 당청 관계 모색, 야당 내 신당 흐름 등 그동안 정치 이유가 순식간에 해킹 정국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이 민간인의 정보를 얻으려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야당은 지난 17일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를 꾸려 확인에 나섰습니다.

앞선 15일 정보위 야당 간사인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내 정치나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의혹이 짙다"며 "정보기관이 본연의 정보 수집 업무를 해야지, 정치에 개입하고 민간인 사찰하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해당 프로그램은 민간인 사찰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낸 후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사용 내역 전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RCS 운영 실무자였던 국정원 직원 임 모씨가 자살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공개된 유서에서 그는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라며 '외부 파장보다 국정원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대테러, 대북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왜 삭제를 했을까요. 그리고 고인께서 그런 식으로 열심히 일했다면 오히려 상을 받고 칭찬을 받을 일이지 목숨을 끊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의혹을 키웠는데요.

2012년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정원은 댓글조작사건, NLL 대화록 공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이어 네 번째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해킹프로그램의 구매, 유포 과정도 불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민간인 사찰이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국정원이 모든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 장면2. 당청 관계 정상화 첫 단추 끼운 당청 회동

지난 16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2월 10일 이후 5개월 만에 당청 회동을 가지면서 당청 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이날 회동에 청와대 인사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이 자리했습니다. 당에서는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는데요.

회기애애한 분위기는 회동 곳곳에서 묻어났습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외투를 입었습니다. 지난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회색 재킷 차림으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한편 김 대표는 수첩으로 화답했습니다. 필기구를 준비해가지 않았던 지난 2월 10일 회동에서의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박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이고 실천하겠다는 화해의 제스처인 셈입니다. 원 원내대표는 "경제 살리는 데 코피 흘리도록 하겠다"고 하며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는 청와대와 보조를 같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장면3.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탈당, 野신당 창당 움직임 활발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전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 모습은 민주당 분당 이후 누적된 적폐의 결과"라며 "국민과 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버렸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변할 기미가 없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혁신안에 대해서도 "새로운 게 전혀 없다. 사무총장 폐지도 열린우리당 시절 다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당내 신당파로 분류됐던 그가 당을 떠나면서 신당 창당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리라는 예측에 힘이 실립니다. 그는 신당의 성격에 대해 "실사구시로 가는 방향일 것"이라며 "중도혁신의 방법으로 가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평화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지사의 탈당으로 야권의 분열은 뚜렷해졌습니다. 박 전 지사가 속한 전남지역의 원외그룹을 필두로 천정배·박주선 의원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비노계 의원, 지난 9일 집단 탈당한 100명의 당직자 등 8개 단체에서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 장면4. 추경안 종합정책질의, 깎으려는 野, 지키려는 與

지난 16, 17일 이틀간 열린 추경 종합정책질의에서는 정부안을 지키려는 여당과 이를 삭감하려는 야당이 충돌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번 추경에 세입경정예산이 포함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속적인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추경안 11조8000억원에서 세입경정예산 5조6000억원을 삭감한 6조2000억원을 독자 추경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질의에서 "세입경정 5조6000억원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법인세율이 인하되면서 세수 감소가 발생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난 만큼 우리 조세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나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9조6000억원 빚내서 하는데 그중 1조3000억원이 토목. SOC뿐 아니라 9개 사업 모두 지난 국회에서 삭감되었던 것이다. 버젓이 왜 넣었느냐. 국회예산심의 무시하느냐. 전액 삭감하라"고 밝혔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SOC는) 경제·고용 유발 효과가 가장 큰 분야다. 이번에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추경인 만큼 SOC를 꼭 추가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 장면5. 정의당 새 대표에 심상정 선출

지난 18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새 당대표로 뽑혔습니다. 그는 13~18일까지 진행된 결선 투표에서 52.5%의 지지를 얻으며 47.5%를 얻은 노회찬 전 대표를 따돌렸습니다.

당원들이 대중성을 가진 노 전 대표보다 안정성을 갖춘 심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결과로 보입니다. 심 신임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진보진영이 분열로 위기에 빠진 순간에도 차분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반면 노 전 대표는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활동을 하며 쌓은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원외인사라는 점이 선출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 세력,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의 4개 단체 통합이라는 큰 과제를 앞둔 상황입니다. 심 대표는 "진보재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이제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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