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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日 이지메 당한 아이, 이지메 당한 부모···'잇따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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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일본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 아이의 부모가 잇따라 죽음을 선택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일본 포스트세븐뉴스는 일본 토치기현 사노시에 있는 토치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아이의 부모가 잇따라 자살한 사건을 보도했다.

지난 4월. 전교생이 70명인 초등학교에서 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자 피해자 부모 A씨는 가해 어린이 부모에게 집단 따돌림을 멈춰 달라고 했다.

부모로서 자식이 걱정된 A씨. 하지만 집단 따돌림은 아이에게서 부모로 이어졌다.

가해 어린이 부모는 집단 따돌림과 관계없던 엄마들까지 동원해 피해자 엄마를 따돌리기 시작했고, 괴로움과 희망을 잃은 A씨는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

인근 주민은 "A씨가 목을 매 숨진 것을 딸이 발견했다"며 "아이는 행여 구급차가 지나쳐갈까 먼 곳까지 나가 울면서 (구급차를)기다렸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아이는 '엄마가.. 엄마가..'라며 말을 잊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고 한다.

4월 16일. 그렇게 집단 따돌림을 당한 A씨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결국 사늘한 죽음을 맞이했다.

사건 후 장례식. 평소 친분이 있었던 B씨는 남겨진 아이가 가여워 "내가 A양을 지켜줄게"라며 영결식서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읽었다.

가해자들은 반성했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절대 아니다.

B씨의 약속은 일주일을 채 가지도 못해 '더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 버렸다.

3남 1녀 둔 B씨는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를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의 엄마"였다.

그런 B씨였지만, 집단 따돌림 앞에선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B씨의 딸은 용돈으로 받은 1000엔을 들고 화장장 직원에게 "이걸 줄 테니 재발 엄마를 태우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해 "고인을 떠나보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가슴을 갈기 갈기 찢어 놨다"

A씨와 B씨 유족은 "아이들이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등교를 거부했다"며 "B씨는 자살 직전 가해자로부터 '엄마 자격이 없다'란 말을 가족에게 털어놨다"

"학교와 시교육위원회는 가해자들이 A와 B씨의 험담 등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아이와 어머니들 사이에 이지메는 없었다고 결론지었고, 요미우리신문은(도치기현 남부판 7월 3일자) 이를 짧게 보도했다"고 고인의 지인은 안타까운 심정을 말했다.

이 사건을 두고 교육 평론가 마쓰모토 하지메는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 문제는 부모들의 마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의 말만 듣고 부모들은 양보 없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B씨의 사망 전날 학교관계자는 "등교거부를 하던 아이가 '엄마와 함께라면 학교에 간다'고 말해 B씨가 학교에 왔지만 그녀는 보기에도 안쓰럽게 떨고 있었고 눈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고 말했다.

취재한 기자는 사건의 구체적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모션 갤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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