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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美 캘리포니아, 극심한 가뭄 속 '산불 비상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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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산불 발생…불볕더위·수목 고사로 피해 눈덩이

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4년째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산불 비상령'이 내려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빅베어 인근 샌버나디노 국유림을 비롯한 산악 지역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면적의 15배인 1만1천 에이커(44.5㎢)가 불탔다.

샌버나디노 국유림 지역에서 지난 17일 발화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과 인근에서 여름캠프를 진행하던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소방대원 500여 명과 소방헬기 7대, 소방차 32대, 산불 진화용 항공기 5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흘째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불은 산등성이 쪽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방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불길은 해발 6천∼1만 피트(1천830∼3천50m)까지 번지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리 바이어 연방 산림청 대변인은 "해발고도가 높아지면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덮혀있어 산불이 확산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하지만 올해는 비가 오지 않고 눈도 없어 산불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글렌데일 지역 2번 고속도로 인근 야산에서도 18일 오후 1시45분께 산불이 발생해 야산 일부를 태웠다. 산불로 도로 통행이 한때 차단됐다.

로스앤젤레스(LA) 동부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터말 지역에서도 18일 오후 일어난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주택 3채를 포함해 시설물들이 소실됐다.

화재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건조한 환경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마이크 몰러 캘리포니아 소방국장은 "최근 가뭄으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바람이 불면서 산불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뭄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눈·비가 내리지 않아 적설량이 줄고, 호수의 수위는 계속 내려가는 등 가뭄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올해 1월 강수량은 1850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호수·저수지의 수위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샤스타 호수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1차 대전 시기 고속도로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의 국유림 지역에서 수목들이 대거 말라죽은 것도 최악의 산불 환경을 낳고 있다.

실제로 연방 산림청의 분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국유림에서 1천250만 그루의 나무가 고사했다. 말라 쓰러진 나무들과 수풀이 수북하게 쌓이면서 산불이 확산될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피너클 국립공원은 취사나 캠프 파이어 등 등산객의 불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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